매일신문

[기초단체장 선거 이슈·판세는?] 안동시장

고위 공직자 출신·문중 자존심 걸고 한판 대결

안동은 고위 공무원 출신들이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 권영세 시장은 4년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끝으로 선거에 뛰어들었고, 이삼걸 예비후보는 행정안전부 2차관을 거쳐 지난해 퇴임한 뒤 올 1월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사회적으로 검증된 고위 공무원 간 대결에다 성씨 대결까지 겹치면서 안동은 선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직자 간 대결

권영세 시장과 이삼걸 후보는 여러 면에서 비슷한 경력을 지녔다.

권 시장은 경북고, 영남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했다. 안동시 부시장, 소방방재청 정책홍보본부장,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거쳐 지난 선거에서 안동시장에 당선됐다.

이 후보는 덕수상고, 건국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했다. 경북도 행정부지사, 행정안전부 차관보, 2차관을 거쳤다.

두 사람은 과거 경북도와 내무부에서 동료 사무관으로 근무했고, 가족끼리도 친분이 있다. 두 사람 모두 행정고시를 거친 고위 공직자 출신이고, 고교를 안동에서 졸업하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마지노선을 넘지 않는 점잖은 선거전이 될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하지만 2등은 소용없는 선거의 속성상 두 사람 간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권 시장은 업무의 연속성을 내세우며 재선 의지를 다지고 있고, 이 후보는 시정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천은 권 시장이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김광림 국회의원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두 사람 간 손발이 맞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김 의원이 각종 행사에서 권 시장을 재공천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권 시장은 "느낌이 좋다"는 말로 공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당원인 이 후보는 이 같은 기류에 반발하고 있다.

그는 "후보는 시민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중앙당에서 후보 결정에 대한 룰도 나오지 않았다. 대학 입시 요강도 나오기 전에 합격자 명단이 유출되면 선발 절차가 무의미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 같은 의사를 김 의원에게 전했다는 후문이다. 이 후보는 "들러리는 설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혀 불공정 경선이라고 판단되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문중 간 대결도 볼만하다. 권 시장은 안동을 본으로 하는 최대 성씨이고, 이 후보는 진성이 본으로 인원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퇴계 선생의 후손으로 자부심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권혁구 경북북부인터넷뉴스 대표가 무소속 출마 선언을 했다. 신민당 상무위원을 시작으로 통일민주당 중앙청년위원회 안동지부장과 통합민주당 안동시지구당 위원을 역임하는 등 줄곧 야당의 길을 걸어왔다. 제14대 총선과 초대 안동시장 선거에 출마한 전력이 있다.

◆지역 발전 적임자

안동은 경북도청 신청사 이전 지역이기 때문에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지역보다 높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지역 발전론이 선거의 가장 큰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권 시장은 ▷SK케미칼 안동백신공장 유치 ▷SK케미칼 제2바이오공장지 유치 ▷천연가스발전소 세계 최초 착공 ▷안동문화관광단지 내 가족호텔 개장 등 3대 문화권 사업 활기 ▷도시 공간 재창조 프로젝트 시동 ▷낙동강변 정비 ▷(가칭)21세기인문가치포럼 발족 등을 공으로 내세웠다.

그는 "도청 신도시는 정치'행정'교육 중심 도시로 육성하고, 구도심은 전통'문화'상업 지역으로 특화시킬 것"이라며 "벌여놓은 사업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신문화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시대 변화에 맞게 내부 변화도 추구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시청의 문턱이 너무 높아 소통이 안 되고, 완장 찬 사람만 소통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행정안전부 2차관 등을 지낸 경륜을 바탕으로 도청 이전에 따른 안동 발전 밑그림을 확실하게 그리겠다"고 했다.

권 대표는 "지역 구석구석을 잘 아는 안동 토박이로서 안동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제를 살리는 안동시장을 모토로 내세웠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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