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초단체장 선거 이슈·판세는?] 성주군수

현 군수 "재선 자신"-쫓아오는 두 후보

6'4 지방선거 성주군수 선거판은 재선을 노리는 현 군수를 맞아 전 성주군청 공무원과 군의원이 도전하는 모양새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재선을 자신하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정년 3년을 남기고 사퇴한 뒤 출마를 선언한 이수열 전 성주군 주민복지실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오근화 전 성주군의원의 3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공천을 둘러싸고 지역 내 최대 문중 간의 대결도 흥미진진함을 더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현역 프리미엄을 딛고 일어서기에는 대항마들의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현역 프리미엄에 대한 도전과 문중 대결

성주군은 현 김 군수가 4년 동안 억대 농가 양산, 농촌 폐비닐 등 환경의 획기적 개선, 귀농'귀촌 정책 등을 활발히 펼치며 군정을 무난하게 펼쳐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이 전 실장은 성산 이씨 문중의 지원을, 오 전 군의원은 군의원 경험을 내세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성주지역은 다섯 번의 민선 군수 시절 동안 김해 김씨와 성산 이씨 문중에서 번갈아가며 군수직을 도맡아왔다. 민선 초대 군수로 뽑힌 김해 김씨 문중의 김건영 전 군수가 8년을, 이어 성산 이씨 문중의 이창우 전 군수가 역시 8년간 군수직을 수행했고, 현 군수는 다시 김해 김씨인 김항곤 군수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성주군수 역사는 김해 김씨와 성산 이씨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주군 유권자 3만5천여 명 중 성산 이씨 문중은 1만여 명으로 가장 세가 강하고, 김해 김씨 문중도 6천여 명으로 만만찮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성산 이씨 문중의 이창우 전 군수가 재선을 끝으로 퇴임 후 같은 문중의 이택천 전 경북경찰청장이 대표로 출마했지만 개인적 사정으로 출마도 하지 못한 채 중도 하차했다. 그래서 성산 이씨 문중은 이 전 실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해 김씨 문중을 등에 업은 김 군수는 그동안의 군정에서 무난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군민들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어 재선을 확신하고 있다. 군정을 이끌어오면서 경찰 출신이라는 애초 우려를 말끔히 씻는 행정력을 발휘해 중앙정부 등을 상대로 무차별 세일즈 행정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특히 농업과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부자도시로 만들기 위해 고품질 참외 생산과 '클린 성주 만들기 사업'을 통해 군민 의식 개혁과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 일반산업단지를 완공해 흩어져 있는 공장들을 집적화하는 등 굵직굵직한 정책을 개발하고 실천한 데 대해 주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문중 대표를 상대로 오 전 군의원은 혈연과 공천이 아닌, 능력과 인물 중심으로 선택해야만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오랜 문중 대결을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현안 해결사는?

김 군수는 예산 3천억원 시대를 열었다는 점을 들어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군수는 서울에서 자리 잡고 있는 동문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등 탄탄한 중앙 인맥을 바탕으로 역대 군수들 가운데 중앙정부와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잘 되는 군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성주군의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김 군수에게 다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상습 침수지대인 성주읍의 노후화된 하수관거를 말끔히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김 군수는 "당시에도 노후화된 하수관거로 인해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큰 피해를 입은 만큼 앞으로 국비 500억원을 확보해 성주읍내 전체의 하수관거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라며 "또 가야산을 중심으로 서부권 관광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대구와 김천을 통하는 부족한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했다.

이 전 실장은 성주의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행정 전문가의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이 전 실장은 "김 군수도 잘하고 있지만 경찰행정과 일반행정은 많이 다르다. 현재 다수 주민이 행정력 미숙에 대해 불만이 높다"면서 "특히 경찰 생활에 오랫동안 젖은 김 군수의 상명하복 시스템으로 인해 군정이 너무 폐쇄적이고 딱딱해서 유연한 행정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적인 참외 주산지라는 특징을 더욱 발전'육성시켜 지역 경제 발전의 버팀목으로 삼고, 서부권 지역의 관광자원 활성화로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오 전 군의원은 '준도시화'준공업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 등 지역 최대 현안을 해결하는 한편, 참외 농업에 대한 집중 보조와 유통'생산 과정의 현대화로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성주'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