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집 『풀꽃 향기 한 줌』,
푸른길, 2013.
사람은 매우 이성적인 동물이라 생각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람에게는 이성적인 측면(Logos)도 있고 감성적인 면(Pathos)도 있다. 사람은 어떤 문제나 상황을 만나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맞선을 보고 다시 만날까 말까를 결정해야 하기도 하고 투표를 할 때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산다는 것이 선택의 연속이다. 이 상황에서 사람들은 대개 논리적으로 판단한다고 여기지만 실은 그렇지 못하다.
첫인상이란 말이 있다. 첫인상이 좋으면 대개의 그의 단점들은 묻히고 만다. 그의 단점들도 견강부회하여 장점으로 바뀌게 된다. 이 때 이성은 감성을 합리화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호와 불호를 결정짓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선거 풍속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영호남의 투표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논리와 이성에 의한 투표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다. 사람이 대개 이렇게 불완전하다.
시인은 풀꽃의 이름다움을 발견한 체험을 이야기한다. 풀꽃은 누가 가꾸거나 보살피지 않은 산야에 저절로 피어 있는 꽃이다. 사람들에 의해 선택받지 못한 꽃이 모두 풀꽃이란 이름으로 불려진다. 시인이 풀꽃을 보는 법은 '자세히'와 '오래'라는 부사어를 통해서다.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인간적인 방법론이다. 자세히 그리고 오래 대상을 관찰해야 그 대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첫인상이나 선입견에 지배되지 않는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면, 이 세상 귀하지 않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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