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과 임하댐, 애물단지에서 보물단지로 바뀔까?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안동댐 건설 40년, 임하댐 축조 20년 만에 '물의 고장, 안동' 끌어안기에 나섰다.
안동지역 주민들에게 이들 댐은 수십 년간 애물단지였다. 마을이 물에 잠기면서 대대로 살아오던 고향을 잃었고, 갑작스런 환경변화로 농작물과 건강 피해도 컸으며, 상수원 보호에 따른 개발행위 제한 탓에 '내 땅이지만 내 땅이 아닌' 상황도 수시로 생겨났다.
이런 주민 정서는 몇 해 전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낙동강과 반변천 주변을 개발하고, 안동'임하호를 활용한 스포츠'관광 인프라가 들어서면서 이들 댐을 '보물단지'로 한 번 만들어보자는 여론이 생겨난 것. 주민들은 묵은 감정을 뒤로하고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지역 정서를 한꺼번에 얼어붙게 만든 일이 생겼다. 수자원공사가 지난해부터 길안천에 한밤보를 설치하려 한 것. 이유는 청송 성덕댐 물을 영천으로 보내야 하는데 물을 가둬둘 곳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안동상공회의소, 안동시의회 등이 나서 반발했다.
게다가 임하호에 배스'블루길 등 식육성 외래어종이 있느냐를 두고 임하호토종어류보존회와 수자원공사가 극심한 마찰을 빚었다. '이미 외래어종이 살고 있어서 안동-임하호 연결터널을 뚫어도 문제없다'는 수자원공사 입장과 '임하호에는 외래어종이 없고, 만약 터널을 뚫으면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토종어류보존회 입장이 극하게 대립하며 갈등이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26일 한국수자원공사와 안동시가 손을 맞잡았다. 우호적 협력관계를 맺지 못한 상황에서 일을 추진하다 보니 부정적 여론이 생겼는데, 이를 차단하고 갈등을 풀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두 기관과 지역경제단체, 주민대표, 학계 등이 참여하는 '안동상생발전협의회'를 설치해 현안 문제 해결과 다양한 공동발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상생을 위해 ▷댐 상류 자연환경보전지역 해제 추진 ▷도산면 유림문학파크 일대 하천점용 허가 ▷도산면 서부리 스토리빌리지 조성사업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안동댐 부근에 세계 물포럼기념센터와 메모리얼파크 조성, 물포럼 기간 중 행사 참여자 2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안동지역 팸투어 실시 등 지역 상생기반을 만들기로 했다.
특히 임하호 외래어종 유입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3~9월 터널공사를 일시 중단하며, 임하호 어족자원 현황을 정밀조사해 외래어종 유입방지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윤휘식 한국수자원공사 대구경북본부장은 "이번 상생협약으로 길안천 한밤보 취수문제와 안동-임하댐 연결 사업에 따른 외래어종 유입 우려 등 갈등을 해결하고 물의 도시 안동다운 발전을 위한 상생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