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나이가 들면 질병도,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느 날 진료를 마칠 때쯤, 자신이 키우고 있는 반려견이 코피가 멈추지 않는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보호자에게 '코피는 비강 출혈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자꾸 닦아내지 말고 휴지로 막고 좀 있으면 멈출 것'이라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10분 후 다시 전화가 왔다. 지혈이 안 되고 계속 코피가 난다고 했다. 병원에 온 반려견 '에디'는 입 주변에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코피는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응급조치를 하고는 충격을 가했는지, 어디에 부딪혔는지, 코에 이물이 들어갔는지 등에 대해 물으니 보호자는 특별한 일은 없었다고 했다. 에디 코에서 코피가 흘러나와 휴지로 닦아주었으나 지혈이 되지 않아 휴지로 코를 막아보기도 하고 콧등을 짓눌러보기도 했으나 멈추지 않아 연락했다고 했다.
지혈제를 놓아 출혈을 멈추게 한 뒤 검사에 들어갔다. 혈액검사와 방사선 촬영 등을 해보니 나이에 비해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조직검사에서 종양세포가 발견됐다. 에디는 종양조직의 혈관이 터져 코피가 난 것이었다. 방사선 상에도 비갑개 중격의 소실이 나타나고 있었다. 보호자는 에디가 그간 건강하게 잘 자라왔는데 암에 걸려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보호자에게 에디의 건강상태와 진료 계획을 이야기하고는 돌려보냈다.
출혈은 창상이나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으며 자반출혈은 응고인자가 결핍되거나 혈관 벽에 이상 또는 혈소판 장애로 발생할 수 있다. 출혈은 대부분 원발성 지혈장애로 간단한 처치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지혈이 된다. 잇몸, 코, 위장관, 또는 요로에 일시적으로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특발성 지혈장애는 응고계 질환을 의미한다. 응고계 이상은 선천'후천성으로 응고인자 결핍증이다. 혈소판 수의 감소에 의한 지혈장애를 유발하는 경우에는 부신피질기능항진증, 폐혈증 및 혈관염 시에 나타난다. 간에 문제가 있거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악액질로 빠진 경우 주사를 맞은 부위에 출혈이 생기면 지혈이 잘 안 된다. 바늘이나 예리한 것에 찔려 지혈이 잘 안 되는 경우는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다. 출혈이 생긴 곳에 깨끗한 휴지를 대고 압박을 하면 지혈이 된다. 그러나 출혈이 일어나는 부위에 문지르거나, 계속 닦아주면 출혈이 계속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재채기를 하거나 계속 피가 난다든지 아니면 지혈이 되지 않을 때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최동학(동인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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