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사랑앵무새와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합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대구 수목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선물과 이색 마술을 보여주는 아저씨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구미에서 산업용 자동차 기계를 만드는 기술자로 근무 중인 조정후(68'달서구 진천동) 씨는 휴일이면 사랑앵무새와 함께 대구 수목원으로 나들이를 하고 있다.
두 번의 결혼 실패로 깊은 우울증에 빠져 힘든 나날을 보내던 조 씨는 2000년 무궁화봉사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카드매직, 불 쇼 등 다양한 마술로 재능기부에 나섰다. 조 씨가 사랑앵무새와 인연을 함께한 것도 이때부터다. 사랑앵무새는 앵무새 과에서 제일 작은 새이다. 또한 비둘기에 비해 머리가 영리해 말도 곧잘 알아듣고 무엇보다 사람을 잘 따라 마술 소품이자 친구처럼 사랑앵무새를 데리고 다닌 것이다.
조 씨는 늘 공연만 데리고 다니다가 어느 날 앵무새들과 함께 수목원 나들이를 간 적이 있다. 조 씨의 중절모 위에 나란히 앉은 앵무새를 보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몰려와 신기해하는 것이 재미있어 지금까지 나들이를 이어오고 있다.
조 씨는 수목원을 찾는 가족 및 연인들에게 사진모델이 되어 주기도 하고 각종 풍선아트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해 '수목원 앵무새 아저씨'로 유명하다.
조 씨는 날씨가 궂거나 방문객이 없는 날은 수목원을 돌며 환경지킴이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허리에는 비닐봉지를 항상 차고 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수목원을 찾는 시민 중에서 가끔 나무를 꺾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어린 새싹들을 밟는 사람을 보면 호되게 야단을 친다.
조 씨는 6개월 된 암컷 누티노와 8개월 된 수컷 켄손민트가 유일한 친구이지만 2년 이상 함께 살지 않는다. 모든 동물들은 자연에서 살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미 새로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미련 없이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 것이 조 씨만의 자연 보전 방법이다. 8년 동안 자연으로 돌려보낸 앵무새만도 100여 마리가 넘는다.
몸에 밴 나눔 활동 외에도 폐타이어와 벨트를 이용해 웅덩이에 빠진 자동차 바퀴를 움직이게 하는 방법과 초보자도 마음대로 탈 수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발명해 올해 1월에는 '도전 발명왕' 방송에 출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조 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소외된 이웃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라도 달려가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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