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야!" 책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화장지와 비닐봉지를 들고 문에 매달려 다미를 부른다.
그러면 다미는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감나무집을 돌아 골목으로 접어든다.
"얼른 들어와!" 하고 소리치면 다미는 혼자 있는 것이 싫어서인지 느릿느릿 계단을 올라오면서 이 할미가 나를 온종일 가둬놓을 건지를 살피는 것 같다. 다미를 집에 들여 놓고는 어릴 때 하지 못한 공부를 하러 나간다.
다미가 우리 집에 온 지도 10년 세월이 흘렀다. 수원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딸아이가 새벽 출근길 차에 치여 다 죽어가는 다미를 보고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부러진 다리를 붕대로 칭칭 감는 등 온갖 정성으로 잘 치료해 집으로 데리고 왔다. 120만원의 병원비도 딸아이가 지불했다. 다미는 이렇게 우리와 한 식구가 되었다. 나 혼자 있던 집안은 다미로 인해 활기가 넘친다.
아침 일찍 문을 열어주면 볼 일을 다 보고는 얼른 들어오지 않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재롱을 떤다. 그래서 재롱둥이 다미를 모르는 이웃이 없다. 나는 몰라도 다미는 안다. 온 동네 구석구석 안 가는 곳이 없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 다미는 이제 우리 동네의 유명인사가 됐다.
다미는 오늘도 온 동네를 휩쓸고 다닐 것이다. 빤히 나를 올려다보는 맑은 눈은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 눈을 가진 다미를 난 무척 사랑한다.
박옥자(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로)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허이주(대구 달서구 성지로) 님입니다.)
◆응모요령
▷지상 백일장:시·시조·수필·일기 등. 수필·일기는 200자 원고지 4, 5장 분량.
▷우리 가족 이야기:원고지 4, 5장 분량. 사진 포함.
▷보내실 곳: weekend@msnet.co.kr 또는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700-715) 매일신문사 독자카페 담당자 앞. 문의 053)251-1784. ※2014년부터는 새로운 도로명주소로 기재해 주십시오. '우리 가족 이야기'에 선정되신 분과 '지상 백일장' 코너 중 1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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