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3-아! 고향

공단 들어온다

사차선 도로 난다

고향은 술렁거린다

우리

논밭 산

딸은 서운함에 겉돈다

다래끼에 쑥 냉이 캐고

골뱅이 메뚜기 잡아

집집마다 굴뚝에 연기 피어오르는

그 시절이 좋았어

뒷산은

깨금 머루 따 먹고

소 풀 먹이며 놀던 곳인데

잠든 조상 다 쫓아내고

푸른 산 옷을 벗겨 붉은 속살 드러냈다

참나무 소나무

할미꽃 진달래야

 

초라해진 고향은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편재영(김천시 교동 삼락택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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