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은 최첨단 기술산업인 항공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하고 항공 핵심기업의 후발국 이탈을 막기 위해 세액 공제,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R&D) 역량 제고 등 각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에는 프랑스 툴루즈, 영국 웨일스, 독일 함부르크 등에 항공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영천시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선진국의 항공산업 클러스터 벤치마킹 및 항공기업 유치를 위해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 에어쇼'를 참관했다.
영천시는 당시 캐나다 퀘벡주 관계자로부터 항공산업 클러스터 구축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의 항공기업 관계자를 만나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항공산업 클러스터를 만들 예정이다.
◆프랑스 툴루즈 항공산업 클러스터
프랑스의 항공기 및 부품 생산 규모는 2012년 425억유로(약 62조6천875억원)로 수출 증대에 힘입어 전년보다 40억유로나 늘어났다.
항공우주산업에서 민간분야의 비중이 2012년 74%(314억유로)로 군수분야 26%(111억유로)보다 훨씬 더 높은 편이다. 항공우주분야의 수출액은 2012년 269억유로로 전체 매출액의 63%를 차지한다. 항공우주분야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2년 202억유로에 이른다.
프랑스 항공우주산업의 분야별 매출 비중은 완제기 55%, 부품 28%, 엔진 17% 순이다. 항공우주산업의 근로자 수는 협력업체를 포함할 경우 31만 명이나 된다.
프랑스 항공우주산업은 남부 툴루즈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툴루즈에는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가 잘 형성돼 있다. 툴루즈 항공산업 클러스터에는 선도기업 에어버스를 비롯해 항공기업 350개가 위치하고 있다.
툴루즈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Airbus)와 다소(Dassault), 아스트리움(Astrium), 굳리치(Goodrich), 하니웰(Honeywell), 로크웰콜린스(Rockwell Collins),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등의 업체가 항공산업 클러스터에 참여하고 있다.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는 1월 2일 '에어버스 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부문을 '에어버스' '에어버스 방위 및 우주' '에어버스 헬리콥터' 등 3개로 재편했다.
툴루즈 항공산업 클러스터 내 기업 350개 중 에어버스의 협력업체가 150개에 이른다.
프랑스 정부는 항공우주 관련 교육 및 연구기관을 툴루즈에 두고 항공산업 클러스터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툴루즈 항공산업 클러스터 내에는 국립항공우주연구소(ONERA),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등 프랑스의 정부 연구기관들이 밀집해 연구개발 역량을 높이고 있다.
프랑스의 항공대학 4곳 중 3곳이 툴루즈 지역에 위치해 항공산업 클러스터 내 기업에 고급 인력을 공급할 수 있다. 툴루즈에는 프랑스 국립 항공대학교(ENAC), 국립 고등항공기제작엔지니어학교(ENSICA), 국립 고등우주항공학교(SUPAERO) 등 3개 대학이 있다.
프랑스 국립 항공대학교는 민간항공기 조종사 및 품질인증 분야 전문가를 양성한다. 고등항공기제작엔지니어학교는 항공기와 헬기의 정비분야 인력을 육성한다. 고등우주항공학교는 항공우주공학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한다. 이밖에 항공 전문 비즈니스스쿨이 항공경영 관련 전문가(석사 이상)을 배출한다.
◆영국 웨일스주 항공산업 클러스터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매출액은 2011년 242억파운드(약 43조2천473억원)로 민간항공 분야 성과로 전년보다 4.7% 성장했다.
민간항공 및 방위 분야의 매출 비중이 49%와 51%로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75%로 높다. 항공우주산업의 무역수지는 2011년 72억파운드 흑자를 기록했다.
항공우주산업의 분야별 매출 구조는 항공기 기체 및 시스템 38.9%, 항공기 엔진 29.6%, 항공기 장비 24%, 우주분야 4%, 미사일 3.5%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항공우주 분야의 근로자 수는 10만여 명으로 항공기 기체 및 시스템, 엔진 생산에 71%나 근무하고 있다.
영국의 항공우주 분야 기업들은 대부분 남부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중서부지역인 웨일스주에는 에어버스 UK, GE 항공, 제너럴 다이내믹스 UK 등을 중심으로 160개 기업이 소재하고 있다.
웨일스주 항공기업들은 항공기 부품 생산 및 유지'보수'정비(MRO) 부문을 주축으로 근로자 2만3천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에어버스 UK의 근로자 수는 6천여 명으로 웨일스주 항공기업 중 최대 규모다. 에어버스 UK는 웨일스 북부 브로턴 제조공장에서 A318, A319, A320, A321, A330, A340, A380, A350 등 다양한 항공기의 날개를 생산한다.
GE 항공은 웨일스 남부 난트가루에 위치한 다국적 기업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항공기 엔진 정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GE 항공은 GE, 롤스로이스, 프랫 앤 휘트니 등의 항공기 엔진을 정비한다.
웨일스주 정부는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하워든 파크(Hawarden Park) ▷파르크 애버포스(Parc Aberporth) ▷위디부쉬 비즈니스 파크(Withybush Business Park) ▷에어로스페이스 웨일스 세인트 아탄(Aerospace Wales ST Athan) 등 '전략항공우주클러스터' 4곳을 조성하고 있다.
웨일스주 정부는 북부 브로턴의 '하워든 파크'에 대해 에어버스에 토지비용의 50%를 지불해 항공산업 전략지역으로 육성하고 있다.
웨일스 서부의 '파르크 애버포스'에서는 군사용 미사일과 무인기를 주로 생산한다. 영국 국방부와 50대 50의 투자비를 부담해 관련 부품업체들의 입주를 추진하고 있다.
'위디부쉬 비즈니스 파크'에서는 웨일스주 정부가 50%의 투자비를 부담해 관련 기업의 입주를 유도한다.
주 정부의 수도인 카디프 인근 '에어로스페이스 웨일스 세인트 아탄'에서는 국방부 소유의 부지를 장기간 빌려 기업에게 무상으로 공급한다.
◆독일 함부르크 항공산업 클러스터
독일의 항공우주산업 매출액은 2012년 284억유로(약 41조8천945억원)로 전년 257억유로에 비해 10.3% 성장했다. 항공우주산업의 분야별 매출액은 민간부문 196억유로(69%), 군수부문 63억7천만유로(22.5%), 우주부문 24억2천만유로(8.5%) 순이다. 총 매출액의 60%를 수출에서 올리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액은 2012년 44억유로로 매출액의 15.7%를 차지했다.
항공우주 분야의 근로자 수는 2012년 10만700명으로 2011년 9만7천400명보다 3.4% 늘었다. 독일 항공우주산업의 생산구조는 2010년 제품 판매액을 기준으로 완제기 60%, 장비 25%, 엔진 12%, 소재 및 부품 3%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는 에어버스(Airbus), 루프트한자 테크닉(Lufthansa Technik), 함부르크 공항 등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300여 개가 밀집해 항공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함부르크 항공산업 클러스터 내 근로자 수는 4만 명에 이른다. 이 중 에어버스와 루프트한자 테크닉의 근로자 수가 각각 1만4천500명, 7천500명이다.
함부르크의 에어버스 공장에서는 A320 항공기 시리즈의 조립 및 A380 항공기의 조립, 실내 장식, 도색 등을 담당한다.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루프트한자 테크닉은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이다. 루프트한자 테크닉 그룹은 전 세계에 30개의 자회사를 운영하며 직원 2만6천 명을 고용하고 있다. 에어버스와 보잉의 항공기에 대한 유지 및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너럴 일렉트릭, 프랫 앤 휘트니, 롤스로이스 등의 항공기 엔진 유지 및 정비도 실시하고 있다. 에어버스와 보잉 항공기의 랜딩기어를 포함한 부품 유지 및 정비도 담당한다. 루프트한자 테크닉은 항공기 30종류 및 엔진 40종류에 대한 유지 및 정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함부르크 항공산업 클러스터에는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교, 헬무트 슈미트 대학교, 함부르크 기술대학교, 함부르크 대학교 등 4개 대학이 항공우주 분야를 가르치며 각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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