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맑고 푸른 신천 보존은 우리의 책무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50년대 대구의 인구는 얼마 되지 않았다. 공장도 없었고 또한 합성세제를 사용하는 가정도 없었다. 분뇨도 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 농부들이 돈을 지불하고 수거해 감으로써 신천의 오염은 별로 심각하게 느끼지를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그곳에서 어린 시절, 수영을 하며 자랐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달라졌다. 산업화가 추진되면서 공장이 지어지고, 인구가 증가하고 생활방식 또한 바뀌었고, 그로 인해 공장에서 버려진 엄청난 폐수들이 걸러지지 않은 채 방류되었다. 가정에서 버려지는 생활하수도 신천과 금호강으로 그대로 유입되었다. 오염은 불가피한 결과였다. 그로 인해 신천은 대구시민들과는 멀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세상이 달라졌다. 그동안 대구시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7개의 하수처리시설을 갖추었으며 1993년 1단계, 1998년 2단계 하수처리 시설까지 준공함으로써 1일 68만t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2002년도부터는 전 하수처리장에 고도하수처리 시설을 추가 준공함으로써 2급수로까지 정화가 가능해졌다. 그러다 2012년 8월에 대구시가 각 하수처리장에 총인처리 시설을 추가 준공함으로써, 1.5~1.8급수의 물로 수질을 개선시켜 신천과 금호강으로 방류하게 된 것이다.

이제 신천 하수처리장에서는 고도하수처리와 총인처리 시설을 갖추고, 하루에 1급수에 가까운 물 68만t을 생산하여, 그 중 58만t을 금호강으로 흘려보내고, 10만t은 신천 상류인 상동교 쪽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지산하수처리장에서 2만5천t의 물이 유입됨으로써, 이를 합해 하루에 12만5천t의 물을 신천 상류인 상동교 위쪽에 방류함으로써 신천은 그야말로 1급수에 가까운 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둔치에 있는 넓은 운동장과 많은 나무, 맑은 물이 서로 어우러져 신천은 그야말로 생동감 넘치는 하천으로 탈바꿈했다.

신천의 물이 맑아짐으로써 물고기들이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2급수 이상에서만 산다는 수달까지 살고 있으니, 말 그대로 죽은 신천이 다시 환생을 하여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하천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신천은 대구시민과 호홉을 같이하는 영원한 동반자가 됐다. 신천 수질을 가꾸려는 대구시의 행정이 결실을 본 것이다.

정말 멀고 먼 길을 돌아 다시 되찾을 수 없을 것 같던 신천을 옛 모습으로 되살려 놓았다. 이제 신천은 대구시민의 보금자리이며, 또한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유산이다. 우리 손으로 잘 보존하여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이 오늘을 사는 대구시민의 책무이다.

박재천 전 경북체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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