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운하 준공…형산강∼동빈내항 물길 40년만에 만나다

'새 물길'이 가져올 변화들

동해안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1.3㎞ 구간의 포항운하가 물길을 열었다. 1일 오후 동빈내항에서 열린
동해안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1.3㎞ 구간의 포항운하가 물길을 열었다. 1일 오후 동빈내항에서 열린 '생명의 물길, 포항운하 준공식'에서 미래 포항 100년을 표현하는 수상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지난해 11월 2일 통수(通水)에 이어 1일 준공식을 한 포항운하는 지난 40여 년간 막혔던 동빈내항과 형산강 물길을 이은 환경복원과 도심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과거의 잃어버린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와도 맥을 같이한다.

◆철의 도시에서 물의 도시로

포항운하 건설과 동빈내항 복원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무엇보다 827가구 2천200여 명의 주민을 이주시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포항시의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힘든 과정을 넘길 수 있었다. 물과 어우러지는 공간을 통해 철강도시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해양문화관광도시로 새롭게 변모하기 위한 발판이 필요했다.

특히 총 사업비 1천6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공사였지만 포항시의 실질적 비용은 10%에 미치지 않는 154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큰 성과를 올린 공사로 평가된다.

포항운하는 '예전의 물길을 잇는다'는 역사적 의미는 물론 그간 포항이 갖고 있던 '철의 도시'라는 이미지에 '물의 도시' , ' 소통의 도시' 나아가 '환경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더하면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빈내항의 수질오염 탓에 인근 주민들은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리며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다. 포항운하가 뚫리면서 쾌적한 환경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포항운하와 주변 공간에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장기적으로 추진될 도심재개발을 통한 뉴타운사업까지 가세하면 도심에 더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운하 인근의 죽도시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중앙상가 등 포항 중심지역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포항운하 덕분에 침체됐던 포항 도심이 성공적으로 재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운하 일대 태극기 물결로 장관

이를 기념하기 위해 포항시는 제95주년 3'1절 기념식과 함께 포항운하 준공식, 포항시의 모태였던 영일군 출범 100주년 기념식을 포항운하 일원에서 열었다. 시민 5만여 명이 참여해 축하공연과 수상퍼레이드를 지켜봤다. 특히 포항시는 운하 건설을 위해 삶의 터전을 내준 827가구 2천200여 명의 주민 이름을 운하관 벽면에 새겨 고마움을 나타냈다.

기념식에 이어 열린 수상퍼레이드에서는 영일군 100주년을 맞아 흥해군'청하군'연일군'장기군의 옛 모습과 현재 모습을 나타낸 다양한 퍼포먼스와 함께 해병대 쾌속정, 용선, 파워보트, 플라이 보드 등 11종 66대의 각종 배들이 포항운하를 수놓았다.

특히 퍼레이드의 마지막에는 3'1절을 기념하는 수상구조물을 띄워 3'1 만세운동을 재현했고 5만여 명의 관람객이 하나가 돼 독도사랑 플래시몹과 만세 삼창, 애국가 제창 등을 했다. 포항운하 일대는 거대한 태극기의 물결로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포항운하는 평일엔 하루 평균 700~800명, 주말엔 평균 2천여 명이 찾고 있다. 포항운하를 달리는 크루즈 유람선 등이 인기를 모으며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영일군의 100년 역사를 통해 포항이 발전을 거듭했던 것처럼 포항운하의 열린 물길을 따라 53만 시민과 함께 다시 힘차게 뛰는 포항시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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