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안철수 신당 '보수 對 진보'된 6·4 地選

대구경북 영향 미풍…광역 野, 기초 與 유리…

'새정치연합'으로 창당에 나서던 안철수 국회의원이 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로운 신당창당 방식의 통합을 전격 선언함에 따라 6'4지방선거가 범보수 진영과 범진보 진영 간 '양자 대결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민주당과 안 의원 등의 범야권이 지난 대선에 이어 다시 단일 진영으로 통합되면서 이번 6'4지방선거는 물론 2017년 대선구도까지 뒤흔드는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통합야당 창당이 예정대로 순항할 경우 앞으로 야권내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를 넘어 차기 대권구도를 향한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의원 중심의 친노진영 간의 대결구도가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등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에서는 신당창당이 결국 민주당 중심의 야권재편으로 귀결되면서 이번 지방선거구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김부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통합야당의 대표주자로 안착해 새누리당 후보와 양자대결에서 자신감을 보이게 됐다. 이런 면에서 새누리당이 시장 후보 선택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그러나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야권후보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부산시장 선거 등에서 범야권후보의 선전이 예상되면서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새정치연합의 3자 대결구도를 예상했던 여권으로서는 통합신당 바람이 일 경우 수도권은 물론, 강원과 충청권 등의 광역단체장 선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두 세력의 통합을 '야합'이라고 비난공세에 나서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통합신당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결정함에 따라 광역단체장 선거와 달리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상당히 유리하게 됐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간판으로 출마하려던 후보들은 출마를 하려면 당적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야당성향 무소속 후보들의 난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야당 성향 무소속 후보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야권표가 분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여권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 파기 문제가 정치쟁점화할 수도 있어 지역에 따라 새누리당이 공약파기에 따른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의원과 김 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양측은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새 정치를 위한 신당창당으로 통합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정권교체를 실현하기로 했다"며 기초선거 무공천 등 5개 항에 이르는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은 5대 5의 지분으로 이달 말을 목표로 제3지대 신당창당 방식의 통합을 추진하게 된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3일 각각 의원총회와 중앙운영위를 열어 통합을 추인하는 한편 각각 3인씩 참여하는 '신당추진단'을 구성, 첫 회의를 열어 신당창당 일정 등을 논의했다.

서명수 기자 diderot@msnet.co.kr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