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은 '100년 정당'을 보고 싶다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제3지대 창당'으로 안 의원의 독자적 '새정치' 실험은 일단 막을 내리게 됐다. 안 의원은 '새정치'로 '반 새누리 비민주' 무당파를 파고들며 단번에 대권까지 넘보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정치는 콘텐츠 없는 구호가 됐고 새정치를 현실정치로 실현한 인물도 확보하지 못했다. 민주당과 '합방'(合房)에 이르도록 한 지지율 하락은 그 당연한 결과다. 이는 귀를 솔깃하게 하는 구호나 제스처 만으로는 속지 않는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의식 수준을 보여준다.

안타까운 것은 이번 창당 선언으로 민주당이나 '안철수당' 모두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이합집산의 야당사에 또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의 야당사는 '홀로서기'와 거리가 멀었다. 선거가 끝나면 제 갈 길로 갔다가 선거가 임박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모였다. 1990년 이후 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민주당 등으로 바뀌어온 '정통 제1 야당'의 당명 변경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렇게 선거 때마다 야권통합이 이뤄져 왔다는 것은 그만큼 야권 내 각 분파가 각개약진할 수 있는 전투력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야권이 통합 또는 연대해서 각종 선거에서 승리한 경우도 거의 없다.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민주당은 한나라당, 새누리당에 2연패 했고 총선에서의 성적 역시 마찬가지다. 17대 총선의 경우 열린우리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이는 야권통합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민주당과 결별하고 창당해 거둔 승리였고 그 원동력은 노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이었다.

이는 통합만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음을 보여준다. 특히 '묻지마' 통합은 도리어 패배를 불러왔다. 종북세력이 국회에 진출하도록 숙주 노릇을 한 19대 총선은 좋은 예다. 이런 사실들은 야권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묻지마' 통합이나 연대를 그만두고 건전한 대안세력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환골탈태하는 것이다. 그것 만이 '100년 정당'을 가능케 하는 바른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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