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고 든든한 선배들이 있는 모계고 입학을 환영합니다."
청도 모계고등학교가 대부분의 학교에서 간소하게 형식적으로 치르는 입학식 대신 신입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깜짝 입학식을 선사해 화제다.
모계고는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학교 강당 관재관에서 '학교폭력 예방 및 해피스쿨을 위한 꿈'희망'사랑의 입학식'을 펼쳤다. 입학식이 저녁 시간에 열린 덕분에 학부모들도 대거 참석,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어우러진 축제 같은 입학식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모계고 신입생 160여 명은 이날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개회 공연으로 온누리 국악단이 멋들어진 우리 가락을 선보였고, 이어 2'3학년 연극동아리 20여 명은 곤경에 빠진 후배를 선배가 해결해주는 개그 상황극을 연기해 큰 박수를 받았다.
댄스동아리 '싸이키델릭' 20명은 후배들의 혼을 쏙 빼놓았고, 6인조 그룹사운드 공연이 펼쳐지자 입학식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신입생들은 마치 유명 가수 공연장에라도 온 듯 환호했다.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속마음을 고백하는 편지 낭송과 어머니 합창단의 축가 공연까지 이어지자 신입생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특히 3년 후 개봉하기로 약속한 희망 타임캡슐은 신입생 모두의 꿈과 희망을 적은 글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신입생들은 3년 동안 이루고 싶은 소망 3가지, 나의 소망 성취율, 나에게 하고 싶은 말 등 자신의 마음가짐을 적었다. 신입생 전원이 선배와 소통하는 멘토-멘티 결연은 모계고의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됐다.
포항에서 온 학부모는 "어리기만 하던 네가 어느덧 고등학생이 됐구나. 바쁘다는 핑계를 댔지만 항상 미안했다. 내게는 딸이지만 또한 친구"라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하며, 청도로 유학 온 딸의 선택을 격려했다. 다른 학부모는 "대학생이 됐을 때, 네가 아빠 나이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그림을 그려 달라. 깊게 생각하고 목표가 정해지면 반드시 그림 속의 주인공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학부모 남대하(48) 씨는 "고교 진학의 설렘보다는 진로부터 고민하는 현실이 참 삭막했다. 그런 중에 후배들을 아끼고 이끌어가는 모계고의 입학식은 참 인상적"이라며 흐뭇해했다.
이번 입학식은 모계고 교사들이 지난 방학기간 중 가진 워크숍에서 안건이 나온 후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는 역발상으로 추진됐다. 학교 관계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야간에 여는 이색 입학식에 대해 재학생 선배들도 기꺼이 동참을 약속했고, 틈틈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모계고 이승윤 교장은 "가장 힘든 과정을 시작하는 신입생에게 학교생활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선'후배 간 유대를 통해 힘차게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축제 같은 입학식을 마련했다"고 했다.
청도 노진규 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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