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년 내내 작품 걸 '생태계'부터 조성하자

[문화융성 콘텐츠 대구 뮤지컬] <하>관광산업, 뮤지컬 요람으로

뮤지컬의 본질은 산업이다.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뮤지컬 산업이 엄청난 규모의 수익 구조를 가진 관광산업이라는 점이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는 대표적인 세계 뮤지컬 관광지다. 티켓 수입보다 몇 배나 많은 관광 수입을 올린다.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뮤지컬 한류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을 계속 끌어들이려면 국내 뮤지컬 시장은 본격적인 관광산업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대구 뮤지컬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뮤지컬은 지속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산업'이고, 더욱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관광'과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뮤지컬=관광산업'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는 매년 1천200만 명의 관광객이 온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는 매년 우리 돈으로 9천억원의 티켓 판매 수입을 올리고, 그 5배가 넘는 5조원가량의 부가가치를 올린다. 공연 관람 외에 숙박, 쇼핑 등 관광비용을 관광객들의 지갑에서 얻어내는 것이다.

한국은 어떨까? 일단 공식적인 뮤지컬 관광객 집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케이팝 스타 출신 뮤지컬 배우가 출연한 작품을 보기 위해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 정도가 알려져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선 이들을 위한 관광 인프라 확충이 국내 뮤지컬 관광산업화의 출발이 될 수 있다.

이유리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제7회 딤프 홍보대사였던 배우 안재욱이 대구에 2박 3일간 머무를 때 함께 대구에 머문 중국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부족했고, 관광 프로그램도 열악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뮤지컬 관광산업 인력을 확보하고, 관광 마케팅 전략을 짜는 대책이 필요하다. 김용재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협력단장은 "뮤지컬 제작 관련 인력은 많지만 뮤지컬을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일을 맡은 인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뮤지컬 공연과 관광 브랜드의 통합마케팅 전략을 짜고, 뮤지컬 관광 코디네이터 인력을 양성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 뮤지컬 요람 되려면

국내 뮤지컬의 해외시장 진출 및 관광산업화의 기반은 제작과 공연이 꾸준히 지속되는 뮤지컬 생태계다. 2000년대 들어 대구 뮤지컬 시장은 급성장했다. 서울 다음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뮤지컬 생태계 구축을 위해 관련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성혁 예술기획성우 대표는 "정부가 뮤지컬 산업의 높은 고용창출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지역 청년 일자리 만들기도 마찬가지 맥락에 있다"며 "뮤지컬 인력을 지역에 두려면 인력을 양성하는 아카데미는 물론 1년 내내 작품을 올릴 수 있는 뮤지컬 전용관과 상주 인력을 위한 레지던스 시설 등 종합적인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뮤지컬 시장의 중심은 서울이고, 대구에서 양성한 인력은 활동 무대가 있는 서울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대구를 포함해 전국은 물론 세계의 수준 높은 뮤지컬 인력을 대구로 모으는 '열린 형태'의 제작 시스템, 일종의 뮤지컬 클러스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도윤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국내 뮤지컬 시장을 굳이 서울과 대구, 부산 등으로 나눠 바라볼 필요는 없다. 뮤지컬은 공동창작예술이기 때문이다. 전국을 하나의 창작기지로, 또 교류의 장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대구가 그 중심에서 '메이드 인 대구' 뮤지컬을 꾸준히 제작하고, 공연하는 개념 및 구조를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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