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년 병수발 지쳐…잠자던 남편 살해

60대 여성이 20년 가까이 남편의 병간호를 하며 생계를 꾸려오다 이를 비관해 남편을 목 졸라 숨지게 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5일 잠자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A(60'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0일 오전 5시 55분쯤 대구 수성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잠든 남편 B(66) 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A씨는 "남편이 평소 술을 많이 마신데다 지병도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시신의 목에 남은 자국 등을 발견한 경찰이 목이 눌린 질식사라는 부검결과를 바탕으로 A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A씨는 20년 전부터 목디스크 장애(지체장애 3급)를 가진 남편이 통증을 핑계로 별다른 일을 하지 않은 채 자주 술을 마셨고, 3년 전부터는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목욕관리사나 가사도우미 등의 일을 하며 남편 간호와 생계를 책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2명의 자녀가 있지만 모두 독립해 생활하고, 집에는 부부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20년 가까이 남편 뒷바라지에 생계까지 책임져오면서 많이 지쳤고, 이날 남편이 술을 먹고 집안을 어질러 놔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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