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의 역할과 과제

대구의 산업은 최근 10년 사이에 섬유산업에서 기계자동차와 부품소재 관련 산업으로 급속히 전환되어 왔다. 또한 기존 산업 또는 단위 기술 간의 융복합화와 스마트화(지능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기술의 융복합화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에 의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한다.

대구시에서도 이런 기술 간, 산업 간 융복합화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국가과학산업단지, 대구테크노폴리스,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대규모 산업기술혁신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성공 모델을 접목하여 중소기업이 강한 대구지역을 지역산업 활성화의 전초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2010년에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대구특구)를 발족시켰다. 대구특구는 지난 3년 동안 메카트로닉스 융복합산업, 스마트IT기기산업, 의료기기 및 소재 융복합산업, 그린에너지 융복합산업 등 대경권 4대 특화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다수의 연구소기업 육성, 공공연구기관 보유기술의 사업화,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경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구특구의 4대 사업 중에서 기계전자'IT'SW 기술의 융복합을 기반으로 한 메카트로닉스 융복합산업은 다른 산업들의 코어기술을 다루는 핵심산업으로 대구시 중소기업들이 타 도시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

대구의 신성장 산업인 로봇산업, 의료기기산업, 스마트자동차부품산업 등은 메카트로닉스 융복합산업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꽃피기 어렵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메카트로닉스 융복합산업이 타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대구에는 성서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120여 개의 스타기업, 우수한 R&D 인적자원 교육기관, 그리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전자통신연구원 대경분원, 대구경북중소기업청 등 메카트로닉스 융복합산업 발전을 선도할 산학연관 혁신자원들이 있으며,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가 발달되어 있다. 그럼에도 대구가 전국 최고의 청년실업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지역 내 취업할 대기업의 부재 및 제조업체와 구직자 간의 인력 미스매치 등에 일부 원인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또 다른 원인으로 타 지역보다 우수한 산학연관 혁신자원들을 갖고 있음에도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상호 상생협력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는다는 것, 특히 R&D 지원기관들이 사일로(silo)와 같이 운영되고 있어 R&D 예산 투입 대비 관련 산업 발전에 대한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따라서 대구특구본부는 지역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특구 고유사업인 창업생태계 조성, 연구소기업의 육성, 공공기술의 사업화 등에 힘써야 한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도 지역 내 가동 중인 혁신주체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산학연관 지식네트워크가 진정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혁신생태계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특구 내 중소기업 중심의 산학연관 동반 상생성장 네트워크 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토털 비즈니스 지원을 통해 지역 강소중견기업들을 글로벌 브랜드 기업으로 성장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방과 소통을 전제로 대구특구 내 메카트로닉스 융복합산업 분야의 산학연관 혁신주체들 간의 지식, 정보, 교류, 확산을 선도해야 하며 기술문화 창달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신정부에서 창조경제의 성공모델로 삼고 있는 이스라엘이나 독일은 모두 세계 최고기술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탄탄한 나라이다. 대구특구본부가 산학연관 혁신주체들의 혁신역량이 우수하며 중소제조기업들이 특히 강한 대구시의 역량을 결집하여 대구시가 현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모델 역할과 지역산업 활성화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주길 기대한다.

김영석/경북대 교수·전 대구기계부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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