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 대구공판장(동구 신암동'이하 수협공판장)이 2016년 이전을 앞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신암동 주민들은 "재개발 사업에 걸림돌이 된다"며 하루빨리 떠나라고 아우성이고, 이전 예정지 인근 용계동 주민들은 "악취와 소음 문제가 발생한다"며 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1972년 신암동에 들어선 수협공판장(1만1천4㎡) 이전은 2006년 신암동 재개발사업이 논의되면서 구체화됐다. 하지만 당시 공판장 부지 매입의사를 밝힌 재개발사업 시행사와 수협이 적정가를 두고 공방을 거듭해 부지 매수'매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협은 2008년 현 부지를 156억원(3.3㎡당 473만원)에 매각하려 했다. 이듬해 신암동 일대 대규모 아파트단지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던 T업체가 매입 의향을 밝힌 뒤, 양측이 협상 끝에 2009년 12월 116억원에 사고팔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하지만 추가 세금 부담 문제 등의 이견으로 아직 지루한 공방만 거듭하고 있다.
그러자 지난달 27일 '신암3동 지역주택사업위원회'를 꾸린 주민들이 "수협은 공판장 부지를 하루빨리 매각하고 떠나라"며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박병근(59) 주택사업위원장은 "생선 내장으로 말미암은 악취와 새벽 화물차, 경매소리 등을 40년 넘게 참고 살았다.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라 적당한 금액에 매각하고 나가주는 것이 그동안 고통을 안긴 주민들에 대한 배려다"고 했다.
현 수협공판장 부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협은 지난해 8월 동구 용계동에 이전 부지(2만5천㎡)를 샀다. 수협은 공판사업을 접고 이 부지에 '수협유통센터'를 설립할 청사진을 내놓고 내년 3월 첫 삽을 떠 2016년 3월에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마저도 난관에 부딪혔다. 이전 예정지인 용계동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모(62'여) 씨는 "좁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파트가 있다. 수협공판장이 들어오면 악취 때문에 생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도 도로가 좁아 출퇴근 시간에 차가 막히는데 수협공판장이 들어오면 일대 교통 체증이 심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공판장이 아닌 대형 수산물마트가 들어서 악취나 소음 문제는 없을 것이다. 또 이전 예정지는 애초 아파트가 들어오려던 곳으로 교통량 증가는 어느 정도 예측된 문제다. 앞으로 대구시나 동구청에 도로 확장을 요청해 교통 문제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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