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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운동·사회사업, 사랑으로 나눈 한 세기 은혜…대구남산교회 설립 100주년

대구남산교회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인다. -1915년 예배당과 현재의 대구남산교회. 작은 사진은 지은생 담임목사.
대구남산교회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인다. -1915년 예배당과 현재의 대구남산교회. 작은 사진은 지은생 담임목사.

대구남산교회(담임목사 지은생)가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대구남산교회는 한 세기 동안 교회 본연의 역할인 말씀 사랑뿐 아니라 이웃 사랑과 나라 사랑을 실천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항일 애국지사를 많이 배출한 민족운동의 요람이자 모범적인 복지사업을 펼치는 교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구남산교회는 100년사를 편찬하는 등 올해 100주년 기념행사를 다양하게 펼칠 계획이다. 믿음'소망'사랑의 가치를 좇아 나눔을 실천해 온 대구남산교회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했다.

◆교계 확대에 큰 기여

대구남산교회는 1914년 12월 30일 남성정교회(현 대구제일교회)로부터 분립했다. 설립자는 미국인 부해리 선교사다. 부해리(傅海利)는 1899년부터 40여 년간 사역을 한 헨리 먼로 브루엔의 한국 이름. 당시 263명의 교인으로 출발한 대구남산교회는 현재 1천500명 넘는 교인을 자랑한다. 100년 동안 현재의 자리(중구 관덕정길 16)를 지키고 있는 대구남산교회는 오랜 역사만큼 교계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삼덕교회를 비롯해 대봉교회, 영지교회, 대영교회, 성서중앙교회, 관문교회, 평안교회, 동심교회 등이 대구남산교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라의 아픔을 함께 나누다

100년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항일운동이다. 1919년 3월 8일 대구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1천여 명이 참가한 3'8만세운동을 주도한 인물은 이만집 목사(대구제일교회'대구남산교회)와 백남채'김태련 장로(대구남산교회) 등이다. 김태련 장로는 독립선언문 낭독 임무를 맡았으며 아들 김용해는 일본 경찰의 폭행과 말발굽에 짓밟혀 쓰러진 뒤 순국했다. 김태련'김용해 부자는 1958년 신암선열공원이 조성되면서 함께 안치됐다. 해방이 되기까지 대구남산교회는 많은 항일 애국지사를 배출했다. 특히 이만집'이성해 부자, 김태련'김용해 부자, 백남채'백남규 형제 등은 대표적인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대구남산교회는 대구시민들에게 광복의 기쁨을 알린 교회로 남아있다. 1940년대 일제는 군수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교회종까지 쇠붙이를 모조리 징집했다. 하지만 대구남산교회는 교회 종을 땅속에 묻어 이를 지켜낸 뒤 해방 직후 첫 주일인 8월 19일 자유를 찾은 기쁨을 종소리로 알렸다. 당시 사람들은 이 종을 '해방의 종'이라 불렀다.

대구남산교회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 9일 만세운동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재규 장로(전 대신대 총장)의 '기미년 만세운동과 남산교회 나라 사랑'이라는 주제 강연과 이만집 목사'김태련 장로'김용해 성도'백남채 장로의 부조 제막식이 거행된다. 또 신명여고 강당에서 청라언덕~3'1운동길~대구남산교회로 이어지는 순례 행사도 진행된다.

◆의료선교로 하나님의 사랑 실천

대구남산교회는 1988년 의료선교단을 발족시켜 본격적으로 의료선교사업에 뛰어들었다. 80여 명으로 구성된 의료선교단은 매월 한 차례 지역민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해주는 것은 물론 의료시설이 열악한 벽지마을을 찾아가 무료 진료 행사도 벌이고 있다. 또 매년 6~8월에는 해외로 의료봉사를 떠나고 있으며 중증환자 1, 2명을 국내로 데려와 무료 수술도 해주고 있다. 올해는 6월 미얀마를 찾아갈 계획이다.

◆재단 만들어 모범적인 복지사업 전개

대구남산교회가 지역사회에 남긴 또 하나의 발자취는 사회운동이다. 대구남산교회는 일제강점기 여자명도학원을 통해 여성교육에 힘을 쏟았으며 1933년에는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금주운동을 전개했다.

이런 전통은 1980년대 들어 복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밑거름이 됐다. 1997년 대구남산복지재단을 출범시킨 데 이어 이듬해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도 설립했다. 현재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미문장애인공동작업장',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인 '중구장애인주간보호센터' '발달장애아동통합교육지원센터', 저소득층 식품제공사업인 '중구만나푸드마켓'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목욕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는 '해밀이동목욕사업'도 벌이고 있다.

◆100주년 기념사업

100년 역사와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대구남산교회는 '100년의 은혜, 세상과 나누리!'라는 선언 아래 믿음나누기(선교 사업), 소망나누기(교육'문화사업), 사랑나누기(복지'사회봉사사업) 등 다양한 100주년 기념사업을 벌인다. 우선 북한선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중국 연길에 식품가공공급소를 설치, 북한의 탁아소, 집단농장 등에 빵과 국수 등을 보낼 계획이다.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봄나들이, 홀몸 어르신 경로잔치 등 이웃을 돌보는 사업도 꾸준히 펼친다. 또 헌혈 및 장기기증 캠페인과 푸른 남산 환경운동도 전개한다.

올 8월 15일에는 종각을 만들어 '해방의 종'을 모델로 제작한 '광복의 종'을 설치한다. 이와 함께 100년사를 출판하고 부해리 선교사의 사역 활동 등을 담은 '아, 대구! 브루엔 선교사의 한국생활 40년'(총 5권) 출간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은생 담임목사는 "우리 교회는 100년 동안 이웃과 나라 사랑에 특별한 사명을 갖고 헌신해 왔다. 이러한 전통을 확대'발전시켜 향후 100년 동안에도 섬기는 교회, 행복한 교회,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는 교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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