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미들, 테마주 주의하세요

지루한 박스권 행보에 동호회 등서 인위적 작전

증시가 몇 달째 지루한 박스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와중에 테마주들이 잇따라 등장해 박스권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테마주들은 복잡한 분석이 필요없는데다 특정 테마에 엮이기만 해도 폭등이 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에 주식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기관투자가들보다 인터넷 주식 동호회나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남기기 위해 계속 테마를 만들어내고 추격 매수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실적 성장이 기대되지 않는 테마주들은 끝내 '쪽박'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점을 들어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주가 득세했다. 연초부터 몰아닥친 AI 바이러스로 관련주가 들썩였다. 파루, 대한뉴팜, 중앙백신, 명문제약, 고려제약, 웰크론 등 AI 테마주들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파루 등은 2월 초 1만원대 진입을 노리기도 했지만 한 달 만에 주가가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동안 8천원대까지 올랐던 대한뉴팜도 5천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달 들어서는 증시의 눈이 우크라이나로 쏠렸다. 에너지자원 대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남아 있는 탓에 국내 상장 종목 중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먼저 받을 가능성이 있는 석유 유통'셰일가스 테마주가 들썩였다. 흥구석유는 4일 10.71%, SH에너지화학은 11.58% 급상승했다. 그러나 일일 천하였다.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정치 테마주도 바통을 이어받았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통합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 테마주가 지난 대선 이후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안철수 테마주의 경우 안 의원이 정치적 보폭을 넓힐 때마다 새로운 테마주가 추가되는 등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3일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은 전 거래일보다 8.77% 오른 6만2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믈멀티미디어(14.93%), 케이씨피드(1.43%), 솔고바이오(5.15%), 링네트(4.99%) 등 안철수 테마주로 묶인 다른 종목도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 역시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자 손오공이 관련 테마주로 엮이며 3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4일에도 상승했지만 이틀 연속 조정을 받고 있다. 전업투자자인 김성수(44) 씨는 "인터넷 주식 동호회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관련 뉴스가 나오면 단기적으로 올랐던 기억이 있어 우선 사고 보자는 식으로 덤벼드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주식 동호회 등의 테마주 매수가 도화선이 돼 미리 사두려는 습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한국거래소 박천규 대구사무소 소장은 " 테마주는 작전세력에 의해 시세조종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 일반투자자들이 이익을 볼 가능성은 낮다.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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