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는 우리나라 여성의 의식과 생활과 지위를 바꾼 종교입니다. 천주교가 강조하는 평등사상은 여성들 스스로 '귀하게 태어난 소중한 존재'라는 의식을 갖게 해줬습니다. 이제 천주교는 여성의 미래를 지원해야 합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한국 천주교회 교구 단위에서는 최초로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대구대교구 여성위원회가 주최한 '제1회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대구대교구 교육원 대강당에서 600여 명의 신자 및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행사는 '여성이여! 나가자. 세계로, 미래로'라는 주제와 '참여하는 여성, 발전하는 교회'라는 부제로 진행됐다. 남인숙 천주교 대구대교구 여성위원장(대구가톨릭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은 '세계여성의 날과 가톨릭 여성의 소명'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남 위원장은 "여성 권익을 보장하는 법과 제도가 이전보다 크게 확충됐다. 이제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능동성과 적극성이 필요한 시대"라며 "천주교 내에서는 여성 사목 활성화가 요구된다. 이를 위한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세계는 하나'라는 주제로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했다. 필리핀'중국'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에서 대구경북으로 온 결혼이주여성 및 가족 30여 명과 함께 단체율동, 전통음악 공연, 모국 소개 등을 진행했다. 또 대구대교구 여성위원들은 결혼이주여성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도 가졌다.
행사 마지막 순서로는 조환길 대주교 주례의 특전 미사가 봉헌됐다. 17세기 조선에 첫 전파된 천주교는 양반과 중인들이 주로 믿기 시작해 점차 서민층,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천주교의 평등사상이 남성 위주의 사회 질서에 복종하며 살아야 했던 여성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조환길 대주교는 "국내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해 천주교가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올해로 103주년을 맞은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에 앞선 6일 오후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시민광장에서 '점프, 뛰어올라 희망을 찾자!'라는 주제로 여성대회를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여성 노동권 쟁취, 여성 인권 보장, 여성 일자리 확대 등을 촉구했다.
대구 중구청은 8일 중구여성단체협의회 주관으로 대구근대골목투어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운동인 '패물폐지부인회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는 취지를 담았다. 패물폐지부인회는 일제의 경제 찬탈에 저항하기 위해 1907년 대구 진골목 일대에 살던 부녀자들이 결성한 단체다. 이 단체가 기폭제가 돼 전국 곳곳의 여성들이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했다.
세계여성의 날은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일하다 화재로 사망한 여성들을 기리기 위해 1908년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것을 계기로 탄생했다. 1975년 국제연합(UN)이 기념일로 공식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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