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가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다주택자를 끌어들이려는 한편 전'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물리겠다고 나서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주인들의 조세 저항 움직임은 임대차시장뿐 아니라 매매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주택자들 울상
정부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다. ▷취득세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정비사업 용적률 법정 한도까지 허용 등 부동산 규제 완화대책을 내놨다.
특히 작년에 연말까지 계약하는 주택에 한해 '양도세 5년간 면제'라는 카드까지 내밀었다. 이에 따라 올 1월 대구와 경북의 주택매매 거래량이 전년 동월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월 주택거래량을 보면 대구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3천476건으로 작년 1월 1천382건보다 151.4% 늘었다. 경북도 3천288건으로 전년 동월(2천175건) 대비 51.2% 증가했다.
올 1월 대구와 경북의 주택매매거래량은 최근 5년 평균(2009∼2013년) 대비로도 각각 54.4%, 21.7% 증가해 거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달 전국의 주택거래량은 작년 1월(2만7천70건)보다 117.4%, 최근 5년 평균 대비 36.6% 각각 증가한 5만8천846건을 기록했다. 양도세 면제'취득세 인하 등 정부의 세금 감면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 정부가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어렵게 지핀 불씨가 꺼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집을 산 2주택 소유자 중 일부는 앞으로 임대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주택자라 해도 임대소득세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 집을 산 2주택자도 임대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정부는 일단 2년간 연 2천만 원 이하의 소액 임대소득에 대해선 과세를 유예하기로 했지만 2016년부터는 2주택 이상(전세는 기준시가 3억원 이상, 전용면적 85㎡ 초과)인 사람이라면 임대소득세를 내야 한다.
권오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는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매입을 미루거나 관망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가 추가 보완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건축시장에도 찬물
대구는 지난해 대구테크노폴리스, 혁신도시 등 도심 외곽의 택지개발이 붐을 이뤘다. 그러나 신규 택지 개발에 의한 주택 공급은 사실상 한계가 있는 탓에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주택 시장의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화성산업, 서한, 태왕 등 지역 중견 건설사는 물론이고 현대건설 등 역외 1군 업체까지 대구 재건축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 정책으로 전문가들은 자칫 불을 지핀 재건축 시장이 위축될 여지가 크다. 재건축 조합원에게 2주택 이상 분양을 허용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공산이 큰 탓이다.
중대형 아파트를 가진 재건축 조합원들은 넓은 평수 한 채보다 최근 수요가 높아진 소형 주택 두 채를 분양받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임대사업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경우 소형주택 투자 수요가 줄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경한 대구과학대학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일시적 2주택자이거나 임대소득을 생각하지 않는 경우라면 대출이자에 소득세까지 내면서 집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주택 거래나 재건축 재개발 시장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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