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동상 철거당한 중화민국 國父, 쑨원

대만에서 '국부'(國父)로 불리는 쑨원(孫文)의 동상이 철거되는 사건이 발생해 이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대만수호국민투표연맹 소속 회원 30여 명은 지난달 대만 타이난(臺南)시 탕더장(湯德章) 기념공원에 서 있던 3m 높이의 쑨원 동상을 밧줄로 쓰러뜨렸다. 이들은 붉은색 페인트를 동상에 뿌리고 '중화민국은 떠나라, 국민당은 물러나라'는 의미가 담긴 글도 적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양안 화해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에 대한 적대감이 대만 내에 남아 있는 증거라고 해석된다.

쑨원은 중국의 혁명을 이끌어 공화제를 창시함으로써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의 국부로 일컬어지는 혁명가이다. 1911년 신해혁명 이후 그는 임시 대총통으로 추대돼 1912년 1월1일에 중화민국을 건국했지만 힘의 열세로 권력을 위안스카이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수많은 좌절 끝에 국민당을 조직한 그는 중국 혁명을 위해 공산당과 손잡는 국공합작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했지만 1925년 오늘, 혁명의 완성을 보지 못한 채 베이징에서 사망했다. 생전 중국 혁명을 위해 국공합작을 시도했던 그는 사후에 또 다른 이념갈등인 양안 갈등으로 동상이 철거되는 비운을 맞게 됐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