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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농업, FTA 파고를 넘자] <10·끝> 함께하는 농업, 신명나는 농촌

마을단위 공동생산·공동경영…공동체 회복으로 '농촌 삶터' 살렸다

'함께하는 농업, 신명나는 농촌'은 변치않을 경북 농업과 농촌의 지향점이다. 매일신문 DB

농업은 삶의 한 방식이고, 농촌은 그 삶을 담는 공간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맞은 경북 농업과 농촌도 마찬가지다. 우수 농산물 생산과 농산물 유통 구조 혁신, 후계농 인재 양성 등 다양한 경쟁력 강화 방안은 결국 농업의 안정과 농촌의 행복이라는 목표로 향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기반 다지기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영농 공동체 조성

우선 농촌 정주 기반 조성이 요구된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펼치는 것은 물론 주민 삶의 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경북에서는 경북형 마을 영농 사업이 대표적이다. 경북도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마을 단위 영농 시스템이다. 공동생산 및 공동경영으로 소득 창출과 공동체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다. 지난 한 해 동안 봉화 범들마을, 문경 신전마을, 안동 금계마을 등 3곳 농촌마을을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해 지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3곳 모두 고령농 일자리 창출, 고소득 창출, 마을 공동체 회복 등의 성과를 냈다.

이에 힘입어 올해 경북형 마을 영농 사업은 김천, 영천, 상주, 의성, 예천 등 5곳 농촌마을로 확대된다. 경북도는 마을에 농기계창고, 저장시설 등 공동 생산'경영시설과 장비'농기계 구입을 지원한다. 해당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농민사관학교 교육과 전문가 컨설팅, 워크숍, 포럼 등도 진행한다. 또 쌀을 중심으로 하는 들녘 별 경영체 5곳, 과수 생산 공동경영체 1곳 등 품목'지대별로 특성화된 공동생산 경영체도 육성한다.

길청순 지역농업네트워크 경기제주지사장은 "마을영농은 생산성'효율성'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마을 안에서 경제'사회'정서적 요소가 선순환 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주민들의 행복한 주거와 영농을 최우선 목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정책적 지원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속한 농촌 고령화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다. 경북 농촌의 고령화율은 지난해 39.1%를 기록했다. 전국 2위 수준이다. 특히 홀몸노인 가구가 점차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농업 인력 감소의 문제를 넘어 농촌 공동체가 활력을 잃는 문제로 이어진다.

농촌 고령화에 대처하는 대표적인 기반 시설은 농촌 고령자 맞춤형 공동시설이다. 경북도는 올해 공동생활 홈 10곳, 공동급식시설 10곳, 목욕탕 3곳 등 모두 23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존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을 농촌 고령자를 위해 개선하는 것이다.

치매 극복 사업도 고령화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다. 경북지역 치매 환자는 2008년 3만3천 명에서 2012년 4만 명으로 18% 증가했다. 도시에 비해 의료시설과 사회복지서비스시설이 부족한 농촌은 치매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101억원을 투입해 '치매 극복 3개년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치매 조기 검진, 치매노인센터 등 관련 기반 구축, 치매 인식 개선이 목표다.

◆삶의 질 높이고 재해 막는 농촌 개발

경북의 농촌 개발도 새로운 흐름을 맞고 있다. 도로와 상'하수도 시설 등 정주 시설 위주의 농촌개발에서 삶의 질을 높이고 변화하는 농업 환경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북도는 노후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2025년까지 농촌마을 200곳을 정비할 계획이다.

밭 기반 정비사업도 꾸준히 추진한다. 채소, 과수, 화훼 등 집단화 밭을 대상으로 관련 기반을 조성하고 정비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도로 및 용수 확보가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가공유통시설과 농산물 품목별 주산단지를 연계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재해 관리도 중요하다. 최근 이상기후로 태풍과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농가경영의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애써 키운 작물과 소득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상황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노후 위험저수지 정비가 우선이다. 지난해 경주 산대저수지 붕괴 사고는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경북지역에는 5천544개의 저수지가 있다. 이 중 77%인 4천251개가 축조한 지 50년 이상 된 노후 위험저수지다. 경북도는 앞으로 국비 예산 확보를 늘려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농작물 재해보험 지원 사업도 확대된다. 과수와 시설작물 등 36개 품목 농가를 대상으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보조금 960억원을 지원한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기후변화 대응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농작물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하는 농업정보 이용 서비스와 인터넷 및 스마트폰 앱으로 제공하는 실시간 강우 정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돌발 병해충 예찰망도 강화한다. 지난해 미국선녀벌레와 갈색여치가 경북지역 과수농가를 습격했고, 소나무 재선충도 지난해 경북 산림의 소나무 20여만 그루를 고사시켰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사과 등 8개 작목 13종 병해충에 대해 집중 예찰을 실시한다. 경북도 농축산국이 맡았던 병해충 방제 업무도 이관해 예찰 업무와 일원화할 방침이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병해충 예찰'방제단을 운영하며 병해충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병해충 예찰'방제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농촌, 무궁무진한 부가가치의 공간

농촌은 체험관광을 필두로 여가'교육'치유 복합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농촌의 새 소득원과 활력 증진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발표한 '2014 농산업 트렌드' 보고서는 농촌의 새 역할과 기회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농촌은 농산물 생산 기반에서 체험 콘텐츠 기반으로 역할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은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농장과 인성교육의 장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또 현대인의 지친 정서를 위로하는 치유농업(care farming)도 확대된다.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면서 관련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능기부와 마을 공동체가 결합해 차별화된 체험관광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올해 귀농'귀촌 트렌드도 분석했다. 귀농'귀촌 인구의 수적 증가보다는 안정적인 정착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도시와 농촌 간 교류가 지속되면서 농업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새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체험관광플래너와 마을문화해설사, 음식여행 큐레이터, 교육농장 플래너, 농촌유학활동가, 마을정책가, 마을영화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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