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루다 미루다…말바꾼 서상기

"당 요청땐 시장 출마" 황우여 "금시초문" 본지 기자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서 &

14일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한 서상기 국회의원(대구 북을)의 행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서 의원은 줄곧 "당의 요구가 있으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일면 일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서 의원은 출마여부를 묻는 대구 국회의원과 언론에 대해 줄곧 불출마에 무게를 뒀다. 이달 12일 밤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경쟁력 있는 중진 차출론이 현실화하고 있는 마당에 내가 (대구시장에)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불출마를 강하게 시사했고, 동료 국회의원들에게도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출마를 선언한 조원진 국회의원은 "서 의원이 '나는 안 나간다. 본인의 뜻대로 출마하라'고 말해 믿었다"고 했다. 이재만 예비후보도 지난 연말 "서 의원이 '당에서 요청이 없으면 출마하지 않는다. (출마하지 않으면) 당신을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 지도부의 요청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당 대표와 사무총장"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황우여 대표는 "금시초문이다. 알아보겠다"고 했다. 결국 서 의원은 당 지도부와 별다른 상의 없이 출마를 강행한 셈이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대구 국회의원들의 출마 요구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서 의원이 무리수를 두면서 갑자기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다음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출마가 확실한 김부겸 전 민주당 최고위원과 대결할 인물에 자신을 설정함으로써 총선 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서 의원 출마에 대해 대구 국회의원들은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주호영 대구시당위원장은 "당내 시장 후보군이 그만큼 넓어져 유권자 선택 범위가 넓어진다. 출마자가 많으면 좋다는 여론이 있었다"고 했다.

유승민 국회의원은 "6일 대구 의원들이 만난 자리에 서 의원이 오셨다. '출마하냐 마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서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일주일쯤 지나 출마를 선언하게 됐는데 그 사이에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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