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스캔들 미술관

스캔들 미술관/엘레아 보슈롱 & 디안 루텍스 지음/박선영 옮김/시그마북스 펴냄

이 책은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70점의 예술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예술과 사회사를 바라보는 색다른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너무 평범한 것을 작품으로 내놓았다거나 도덕 정신을 타락시켰다는 이유 등으로 비난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종교는 예술가들에게 세세한 규칙을 따르도록 요구했고 때로는 신의 모든 형상을 예술 소재로 사용하는 것을 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훌륭하고 방대한 예술 작품들을 탄생시키는 자양분이 됐다.

예술 작품은 세상의 편견과 희망, 시대의 숨겨진 욕망이나 두려움을 반영하면서 정치적인 도구가 되기도 한다. 수세기에 걸쳐 사실주의의 영향이 점차 커지면서 예술가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증가하자 이에 대한 권력 계층의 불안감이 일기 시작했다. 정부는 예술 작품을 검열하는 것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정당화한다. 하지만 정부의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들은 검열에 도전하며 저항의식을 드러내는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서양미술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윤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성애를 표현할 수 있는 교묘한 방법들을 찾아내는 데 능숙하다. 이전 예술가들이 체제 순응과 관례의 경계 사이에서 표현방식의 확장을 위해 노력했던 반면 현대 예술가들은 의도적으로 도발을 꾀한다. 스캔들을 일으키는 것은 그 파장만큼 효과가 있다. 심지어 성공을 보장받기 위해 혹은 눈에 띄고 기억되기 위해 스캔들은 거의 필수적인 것이 됐다. 예술의 새로운 양상에 직면한 이 시대 사람들은 충격적인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특정 시대의 가장 내밀한 금기, 두려움, 열망 등을 꿰뚫어볼 수 있게 함으로써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176쪽, 2만5천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