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월 모의고사 제대로 활용하기

최대 변수 재수생 시험 안쳐 신뢰성 부족…최저학력 잣대는 충분

3월 모의고사 결과를 두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1, 2학년은 기초를 다지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삼고 3학년은 자신에게 맞는 입시 전략을 짜는 자료로 활용한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12일 대구 정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2교시 수학 영역 시험을 치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3월 모의고사 결과를 두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1, 2학년은 기초를 다지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삼고 3학년은 자신에게 맞는 입시 전략을 짜는 자료로 활용한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12일 대구 정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2교시 수학 영역 시험을 치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인 3월 모의고사가 12일 치러졌다. 3학년에게 이 시험 결과를 분석하는 작업은 수능시험 대비 전략을 짜는 첫 걸음이다. 일찌감치 지원 희망 대학, 전공에 맞춰 학습을 진행하려는 2학년도 이 시험을 소홀히 할 수 없다.

1학년 경우 3월 모의고사는 고교에 진학해 처음으로 치르는 전국 단위 시험이다. 하지만 그 중요도는 결코 낮지 않다. 내신성적만 평가해 자신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가늠하기가 어려웠던 중학교 때와 달리 확실한 비교 자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험은 출제 범위가 중학교 전 범위여서 중학교 학습 정도를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정리하고 보완해 고교 학습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3월 모의고사의 의미와 출제 경향을 살펴보고, 이 시험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소개한다.

◆3월 모의고사의 의미와 출제 경향

3학년들에겐 이번 시험을 통해 그동안의 입시 준비 과정을 다시 점검, 본격적인 입시 전략을 짜야 할 시점이다. 3월 모의고사 성적과 수능 성적을 연관시킬 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두 가지다. 우선 이번 시험은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것이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주관하는 실제 수능시험의 경향과 범위, 난이도가 일치하지 않는 지점이 있을 수 있다. 또 수능 등급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인 재수생이 참여하지 않아 이 시험 성적(특히 등급, 백분위)을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 9월 모의고사에는 졸업생도 참가하기 때문에 고3의 성적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김기영 연구실장은 "평균적으로 고3 학생의 70% 정도가 3월 모의고사와 비교해 실제 수능 성적이 약 0.5등급 하락한다"며 "이 같은 경향은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재학생만 응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은 수시 전형에서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확인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매년 60% 내외의 수험생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고배를 마신다"며 "특히 논술 전형 경우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확인한 뒤 지원이 가능한 대학군을 결정하고 그 대학군의 논술 출제 경향에 맞춰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3월 모의고사 1교시 국어 영역에서 A형은 전년도 수능시험보다 약간 쉽게, B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문법 부문 경우 국어 A형은 음운 현상(11번), 동사와 형용사의 사용(12번), 피동 표현(13번) 유형에서 기본 개념을 물어보는 등 평이한 수준이었다. 반면 국어 B형은 한글 맞춤법(11번), 표준 발음 규정(13번), 다의어(14번) 등의 문제 유형에서 개념의 활용 능력을 묻는 등 대체로 까다로웠다.

수학 영역은 종전 수능시험과 비교할 때 A형은 어렵게, B형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A형 중에선 주관식 26번 로그의 응용문제, 주관식 28번 로그함수의 그래프, 30번 수열의 극한 응용문제 등이 어려웠다. B형에서 어려웠던 문항은 주관식 27번 삼각형 응용과 삼각함수의 덧셈정리 문제, 30번 도형의 응용과 매개변수의 미분법 문제 등이었다.

영어 영역은 이번 시험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 지난해 수능시험이 쉬운 난도의 A형과 그보다 어려운 B형 등 선택형으로 치러졌는데 올해 수능시험이 통합형으로 치러지게 되면서 이번 시험의 영어 영역도 통합형으로 출제됐다. 듣기 17문항, 읽기(독해) 28문항이 나왔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이번 영어 시험은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돼 1등급 구분 원점수가 97점 정도로 예상된다"며 "다수 학생이 어려워하는 빈칸 완성(빈칸 채우기) 문제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다른 독해 지문 난도도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3월 모의고사 후 학습 전략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모의고사 결과를 꼼꼼히 분석해 어떤 과목을 어떻게 공부할지 전략을 짜야 한다. 3월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으면 등급에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과목별로 틀린 부분을 챙겨봐야 한다. 자신이 틀린 문제를 영역별, 유형별, 배점별로 파악하고 틀린 이유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개념, 관련된 배경지식, 문제해결 능력 중 어느 것이 부족한지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학년별로 이번 시험 후 구체적인 학습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1학년, 진로 설정의 기초자료로 삼아라=이번 시험은 중학교 전 범위에 걸쳐 문제가 출제돼 앞으로 진로를 정하는 데 소중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막연히 문과와 이과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게 아니라 모의고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교과 영역별 학습 현황을 분석한 뒤 진로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가령 이과를 선택하려는 학생일 경우 모의고사 결과 국어, 영어, 사회 등의 성적이 좋았다면 이과보다 문과를 선택하는 게 더 잘 맞는 옷일 수 있다. 중학교 때 사회와 과학의 비중이 국어, 영어, 수학보다 작다 보니 학생 자신의 학습 능력이 사회와 과학 중 어느 영역에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1학년들은 이번 모의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진로를 고민해봐야 한다. 이때 진로는 중학교 시절의 직업 탐색 시간 때 이야기한 '직업 진로'가 아니다.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인문계 고교에 진학한 만큼 이 시기에 고민할 진로는 대학에서 공부할 전공을 택하는 '학업 진로'를 일컫는다.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김기영 연구실장은 "다수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한 뒤 수학 영역을 공부하다 그 성과에 따라 어느 계열로 갈지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식"이라며 "수학은 어느 계열에서든 중요한 과목이기 때문에 다른 과목들의 학습 역량을 파악해 문'이과 중 어느 계열을 택할지 결정하는 게 좋다"고 했다.

▷2학년, 입시 준비의 중간점검 과정으로 삼아라=이번 시험 성적만 챙길 게 아니라 1학년 때 치렀던 모의고사 성적과 비교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1학년 때 치른 모의고사 범위와 이번 모의고사 범위가 대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2학년 학생에게 이번 시험은 1학년 시절과 지난 겨울방학 동안의 각 교과 영역별 학습 상황을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을 보면 1학년 때 배운 것을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 알 수 있다. 2학년 학생은 이번 시험을 통해 자신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파악하고 교과별, 유형별 약점을 찾는 게 우선이다. 이때 자신의 약점을 알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지 않은 채 새로운 것을 챙기는 데만 연연하다 보면 3학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초가 튼튼해야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김 실장은 "이처럼 학습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천해나가지 않고 무작정 열심히 한다는 생각으로 덤벼드는 것은 비효율적이다"며 "당장의 모의고사 성적만 생각하다 기초를 다질 기회를 놓치면 3학년이 됐을 때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고 했다.

▷3학년, 올 한 해 학습 전략을 짤 기준으로 삼아라=3학년은 모의고사를 통해 실제 수능 성적을 가늠할 때 재수생을 염두에 두고 성적을 낮춰 잡아야 한다. 상위 4% 이내에 들어 1등급을 받더라도 백분위가 상위 3, 4% 정도라면 2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학습 전략을 세울 때는 모든 영역의 점수를 무작정 높이겠다는 게 아니라 수시모집에서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맞추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또 정시모집에서는 대학별, 영역별 가중치를 생각해 자신의 과목별 예상 등급과 점수를 설정한 뒤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학습 계획을 세울 때도 자신의 현재 등급에 맞춰야 한다. 1등급 학생들의 학습 전략과 3, 4등급 학생들의 학습 전략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등급이 낮은 학생들은 무리하게 고난도 문제를 풀기보다 자신의 등급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문제들이 어떤 유형인지 분석한 뒤 그 문제부터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 실장은 "제대로 된 입시 전략을 짜려면 자신의 학교생활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학생부와 1, 2학년 때 모의고사 성적표를 검토한 뒤 자신이 학생부 중심의 수시에 적합한지, 아니면 수능시험 중심인 정시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해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3학년에게 모의고사는 좋은 실전 훈련 과정이기도 하다. 시간 배분, 오답 지우기, 출제 의도 파악하기, 난도에 초연하기 등 실제 수능시험에 대비한 연습으로 모의고사만 한 것이 없다. 또 모의고사를 통해 영역별 강점과 약점을 분석, 학습 시간을 안배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 이치우 실장은 "모의고사는 수험 기술을 익히는 훈련 과정이자 입시 전략을 세울 때 기초자료가 된다"며 "다른 수험생의 영역별 학업 성취도와 자신의 성적을 비교해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 뒤 영역별, 세부 내용별로 어디에 더 비중을 둘지 정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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