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대구를 찾은 중국 의료관광업체 '헤메라' 이사 천궈(46'여) 씨는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의료관광 업무제휴를 위해 방문한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외국인 전용 종합건강검진을 받다가 머리와 갑상선에서 종양을 발견한 것.
평소 중국의 유명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아 건강만큼은 자신했던 터라 충격이 더욱 컸다. 천 씨와 함께 방문했던 일행 2명 중 다른 한 명은 유방암 진단도 받았다.
놀라움은 암 판정 이후 더욱 커졌다. 치료 방법과 시기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 각종 검사와 수술 예약은 칠곡경북대병원에 배치된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의 안내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갑상선암은 이달 3일 유방갑상선외과 김완욱 교수로부터 로봇을 이용한 갑상선 수술을 받았다. 로봇 갑상선암 수술은 겨드랑이로 환부에 접근하기 때문에 목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특히 두피나 머리뼈를 자르지 않고도 뇌수막종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에 그는 두 귀를 의심했다. 신경외과 박성현 교수의 집도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이뤄진 덕분이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감마선을 이용해 머리 속 질병을 치료하는 뇌수술 장비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방출하는 감마선을 한곳에 모아 환부를 태우는 방식으로 외과적 수술이 불가능한 뇌 속 깊은 부위를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천 씨는 10일 수술 전까지 여유롭게 쉬다가 2시간가량 수술을 받은 뒤 이내 완쾌된 몸으로 중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천 씨는 "대구에서 정밀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조차 두렵다"면서 "몸에 상처가 남을까 봐 걱정이 컸는데 모두 기우였다. 다음 달에는 부모님을 모셔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곡경북대병원과 천 씨가 재직 중인 의료관광업체 헤메라는 올 초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인 환자 유치를 시작했다. 헤메라는 중국의 전자부품 기업인 다이 전자그룹과 롱지앤다 전자저항기 유한공사, 디오브 전자유한공사 등 3개사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의료관광 전문법인이다.
지난해 8월 문을 열었으며 대구의료관광 심천홍보관을 대구시와 공동운영하고 있다. 수술을 받은 천 씨는 중국 내에서 상당한 재력가로 정계'경제계에 폭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어 대구시와 칠곡경북대병원의 외국인 환자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진료는 원가보다 낮은 건강보험수가를 보완하는 유력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의 외국인 환자 수익은 2012년 2천670억원을 넘었으며 해마다 40% 넘게 급성장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2013년 현재 외국인 환자 7천117명이 찾아 6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박재용 칠곡경북대병원장은 "중증질환 전문인 우리 병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뛰어들면서 그동안 미용'성형 중심이었던 대구 의료관광이 대폭 바뀔 것"이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해외 환자를 유치해 국제진료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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