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뭐, 女 전략공천?" 오랜 준비 물거품, 뿔난 男 출마자들

새누리 기초장 여성 우선확대, 해당 지역구 의원도 잇단 반대

새누리당이 기초단체장 여성 우선추천지역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지역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경쟁력 있는 여성 출마자를 배려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로또식으로 우선추천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17일 회의를 열어 대구 중구를 포함해 부산 중구, 서울 종로구 용산구 서초구, 경기 과천시 이천시를 여성 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한 뒤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쳤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 중구청장 새누리당 후보 공천 신청을 한 사람은 윤순영 현 구청장뿐이어서 공천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여성 우선추천지역 선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재원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은 18일 "앞으로 여성 우선추천지역 추가 선정을 위해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는 "새누리당 후보가 출마해 당선될 수 있는 기초단체장에 여성 후보를 우선 공천한다. 현재 당 소속 기초단체장 수보다 적어도 광역단체별로 1명 더 (여성 후보로) 공천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구도 일부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지역 출마 예정자들과 국회의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벌써 몇 달 전부터 선거전에 뛰어들어 준비하고 있는데 인제 와서 특정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다면 해당 후보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천해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전략 공천을 하겠다면 선거 몇 개월 전에 특정 지역을 선정해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를 감안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당 지도부나 공천관리위원들의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해 편파성 시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인을 염두에 둔 공천보다 전략공천 지역을 사전에 선정한 뒤 해당 여성 후보들을 경쟁시켜서 주민들이 선택하게 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전략 공천 지역으로 거론되는 선거구의 국회의원들도 공천관리위원회 입장에 맞서고 있다. 출마를 준비해왔던 인사들의 불이익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한 국회의원은 "상당히 오래 남은 공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상당한 이권을 포기하고 나온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경선에 참여해 주민들의 선택을 받을 기회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 때문에 서울지역 여성 우선추천 대상 지역의 수도 5곳에서 3곳으로 줄어들었으며 부산 경우 사상구가 거론됐다가 막판에 무산됐다.

경북의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하다는 이유로 안일하게 '공천=당선'으로 생각해 경쟁력도 없는 여성 후보를 내면 지역민이 외면한다. 단지 '여성 채우기'만을 위한 전략공천은 '기초단체장 공천 폐지 공약을 파기'한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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