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0일 한 환자가 혼수 직전 상태로 닥터헬기를 타고 강원 영서권역 응급의료센터인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이송됐다. 채석장에서 일하던 중 추락해 머리를 다친 김모(49) 씨였다. 두개골 내에 고인 피가 뇌를 압박하는 '급성 경막하출혈'이 의심됐다. 수술을 해도 사망률은 90% 이상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된 김씨. 그의 곁에는 남편의 소생을 간절히 기도하는 아내가 있었다.
김 씨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 해도 기능을 회복할 가능성은 3% 정도로 극히 낮았다. 신경외과 오지웅 교수의 집도로 응급수술이 실시됐다. 두개골을 열어본 결과 뇌에 피멍이 심했다. 예후가 불안하다는 의미였다. 수술은 성공했지만 갈 길이 멀었다. 추가 출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고 손상 부위 재생 여부도 의문이었다. 여느 날처럼 새벽 6시에 일터로 떠났다가 불과 10시간 만에 수술대 위에서 생사를 헤매고 있는 남편을 보는 아내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김 씨는 바늘구멍 같은 확률을 뚫고 아내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응급수술로 목숨은 구했지만 김 씨가 넘어야 할 산들은 남아 있었다. 첫 수술 이후에도 머리에 찬 물을 빼내는 시술과 으스러진 팔을 접합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고 떼어뒀던 두개골을 다시 덮는 수술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김 씨의 회복 속도는 의학적 예측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감았던 눈을 뜨고 스스로의 힘으로 숨을 쉬며 첫발을 떼는 모든 과정이 가족과 의료진에게는 기적이었다. 세상을 처음 본 아기처럼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던 김 씨. 한시도 남편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던 아내의 걱정도 김 씨의 회복속도만큼 줄어들고 있었다. 이번주 '생명최전선'에서는 강한 의지와 아내의 사랑으로 기적을 이뤄낸 김 씨의 휴먼스토리가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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