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도시철도 3호선 타보니

운행 소음, 발바닥 진동 줄여야 시민의 편안한 발

19일 대구도시철도 3호선(칠곡 경대병원역~용지역) 23.95㎞ 전 구간 시험운전에서 열차가 곡선구간에 접어들자 심한 소음과 흔들림, 기욺 현상을 보였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19일 대구도시철도 3호선(칠곡 경대병원역~용지역) 23.95㎞ 전 구간 시험운전에서 열차가 곡선구간에 접어들자 심한 소음과 흔들림, 기욺 현상을 보였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하 3호선)은 안전하고 편안한 시민들의 발이 될 수 있을까?

본지 기자가 30개 역, 전 구간 시험운전을 공개한 19일 전동차에 올라 승차감 등을 느껴보며 개통까지 3호선이 개선해야 할 점들을 짚어봤다.

대구 북구 동호동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출발한 전동차는 종점인 수성구 범물동 용지역까지 1시간 주행했다. 개통되면 46분 걸리지만 이날은 시험운전이라 계획된 속도보다는 천천히 달렸다. 전동차가 영업 운행 속도보다 천천히 달렸는데도 모노레일 이음매 부분을 지날 때마다 소음이 발생한데다, 곡선구간에서는 기욺 현상이 나타났다.

소음은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전동차가 움직이면서부터 시작됐고 역사를 빠져나와 속도가 높아지자 더욱 잦았다. 고무바퀴 굴러가듯 "덜커덩" 소리를 내며 출발한 전동차는 주행 때는 딱딱한 고무가 시멘트에 미끄러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를 냈다. 속도를 줄이려 제동장치를 가동할 때는 "끼익" 하는 마찰음이 귀에 거슬리게 들렸다. 대봉역에서 잠시 정차한 전동차가 다시 출발할 땐 바퀴 쪽뿐만 아니라 차체 여기저기서 삐걱대는 소리가 들렸다.

곡선 구간을 지날 때 바람이 빠지고 들어가는 소리가 났다. 차체 밑 바퀴 주변에 있는 에어백이 균형을 유지하느라 내는 소리였는데, 곡선 구간에서는 어김없이 이 소리가 났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1만5천 개의 부품을 조립해 만든 전동차가 시험 운전 중이어서 다소 소음이 있으나 점차 자리를 잡고 모노레일 빔의 거친 표면이 계속된 시험운전으로 다듬어지면 줄어들 것이다"고 했다.

소리가 커지는 구간에서는 진동도 셌다. 발바닥이 떨리는 정도였다. 툭툭 치는 것 같은 진동은 가끔은 전기 안마기처럼 떨렸다. 좌석에 앉으니 안정감이 생겼지만 잡은 기둥에선 흔들림이 그대로 전해졌다.

남산역 곡선 구간을 지날 때 전동차가 10~20도 기울어졌다. 이곳의 곡선 반경은 65m(회전원반지름). 경부선(회전원반지름 기준 600m) 등 열차보다 반경이 좁아 곡선의 각도가 높은 편이었다. 서 있다 기우뚱하는 바람에 쇠기둥을 잡았다. 앉아 있던 사람들도 몸이 기울어지자 "승객이 많이 타면 한쪽으로 쏠려 위험하지 않느냐"고 했다.

3호선 전동차의 정상 평균속도는 약 30㎞/h이고, 좌우나 위아래 굴곡이 완만한 구간에선 최고 70㎞/h까지 낸다. 이날 평균 속도는 정상 운행 때의 50~70% 수준이었지만 자체의 흔들림을 줄이진 못했다.

전배운 도시철도건설본부 건설1과장은 "곡선에선 모노레일이 원심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울어지도록 설계됐다. 3호선은 곡선 반경 50m까지 운행할 수 있게 돼 있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곡선구간에선 승차감에 맞게 속도를 일정하게 줄인다. 시험 운전으로 적정 속도가 자동운전 시스템에 입력되면 승차감이 나아질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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