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논의 과정이 점입가경이다. 포항을 여성 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하고 당 최고위원회의에 의결을 요청한 가운데, 어디에서도 '왜 포항이냐'는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공천관리위 내 함구령이 발효된 까닭이다.
19일 매일신문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 전원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공천관리위원 15명 중 3명은 해외 출장 중이었다. 한 공천관리위원은 "회의 과정에서 의결한 것은 당 최고위 의결로 확정되는 것이어서 논의 과정에 있었던 이야기는 노출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왜 포항이냐에 대해선 말해줄 수가 없다"고 밝혔다. 다른 한 공천위원은 "말도 마라. 지금 여성, 장애인 등 우선추천지역 선정 때문에 당이 얼마나 시끄러운 줄 아느냐. (공천위 내에도) 이견이 크다"고 말했다.
매일신문이 확인한 결과 18일 밤부터 19일 새벽 사이 이뤄진 회의에서는 포항 외 5곳 이상의 여성 우선추천지역이 논의됐다.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는 이미 발표한 여성 우선추천지역 외에 대구 북구를 포함해 서울 강남, 부산 남'해운대'사상구를 여성 전략공천 지역으로 추가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견 때문에 표결까지 갔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었다.
문제는 허술한 논의과정이다.
윤재옥 공천위원(대구 달서을)은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위원장 김태환)의 선진선거문화 기행을 이유로 해외 출장 중이다. 대구경북 문제가 크게 번지는 상황에서 지역 목소리를 대변하기가 불가능한 상태다. 시도당위원장이 시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을 겸임하지 못한다는 당 방침 때문에 도당은 김태환 의원(구미을)을 도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선임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안전행정위원장으로 해외 출타 중이다. 들끓는 포항 지역 여론 등을 도당을 대표해 당 지도부에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의 밤과 새벽을 오가는 심야회의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회의 결과에 대한 브리핑도 없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등 백(back)브리핑도 없다. 한 공천위원은 "제가 기자들과 대화할 정도로 역할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지역구 국회의원 출신 중앙당 공천위원 중에서 자기 지역을 여성 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한 사례는 없었다. 말 그대로 남의 지역구 사정은 참작하지 않고 우리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공천 님비(Not In My Backyard) 현상'이다.
포항 예비후보들의 반발은 엄청나다. 5명의 남성 후보 측은 19일 자정쯤 버스를 타고 상경했으며 6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이날 오전 8시쯤 최고위원회가 열리는 새누리당 당사를 둘러싸고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5명의 남성 후보들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 우선추천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포항이 여성 우선추천지역이 돼야 할 이유가 없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해 새누리당 후보를 낙선시키는 시민운동을 벌이겠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