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성 산수유꽃축제] 산수유꽃축제 준비하는 사람들

앙증맞은 봉오리…꽃말 '불변' 사랑을 엮는 꽃

◆ 노란 꽃, 잎보다 먼저 두 번 피어

산수유는 꽃이 먼저 피고, 잎은 나중에 핀다. 꽃은 우르르 돋아 앙증맞다. 별과자 모양의 꽃판 하나에 20~30개의 꽃이 오종종 달려 있다. 꽃은 두 번 핀다. 한 번은 겉꽃이 열리고, 두 번째는 속꽃이 핀다. 산수유 꽃은 소박하다. 꽃도 하나하나 뜯어보면 촌스럽다. 마치 발갛게 달아오르다 지쳐버린 금빛 쇳물 같다. 하지만 멀리서 무더기로 핀 '산수유 꽃무리'를 보면 은근하고 그윽하다. 바람이 불면 벌 떼들이 한순간 부르르 날갯짓을 하는 것 같다. 수천수만의 노란 물결이 일렁인다. 산수유 꽃은 '불변' 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어 연인들이 산수유 꽃과 열매를 선물하기도 한다.

산수유나무는 10월쯤 빨간 열매를 맺는다. 산수유 수확은 얼기 전에 수확해야 한다. 나무 밑에 멍석이나 비닐 등을 깔고 털어서 모은다. 수확한 열매는 햇볕에 말리거나 온돌방에 3, 4일 반건조한 다음 손이나 기계로 씨를 발라낸 후 다시 건조시킨다. 옛날에는 주로 여자들이 이빨로 깨물어서 깠다고 한다. 턱 아래 그릇을 받치고 산수유 한 알 한 알 입에 물고 앞니로 까서 그릇에 뱉었다. 그래서 산수유 마을 처녀들은 산수유 까느라 앞니가 다 닳아 보기 흉한 모습이 됐다고 한다.

산수유 과육은 술과 차로 사용된다. 또 각종 성인병이나 부인병, 요실금 등에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도 쓰여 왔다. 요즘은 피로회복제나 강장제 등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적자색이 강하고 윤택이 나며 신맛이 강한 산수유가 우량품으로 꼽힌다. 한때 서너 그루만 있어도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수익이 좋아 '대학나무'로 불리기도 했다. 씨는 몸에 해로운 성분이 있어 먹으면 안 된다.

◆ 의성 사곡면 화전리 '산수유마을'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산수유마을 일대는 지금 온통 '노란 파스텔 그림' 세상이다.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을 따라 수만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꽃을 피워 노란 꽃물결을 이룬다. 개울을 따라 이 골짜기 저 골짜기 어슬렁거리다보면 따스한 봄바람이 콧속을 간질인다.

산수유 꽃 터널을 이룬 개울가에선 은은한 산수유꽃 냄새가 가득하다.

전남 구례의 산수유가 넓게 펼쳐져 있다면 화전리 산수유는 골짜기와 개울, 논두렁을 경계로 심어져 아기자기한 것이 특징이다. 이 일대에는 산수유나무가 3만 그루 군락을 이루고 있어 마을 전체가 봄이면 산수유 물결을 이룬다.

마을 곳곳에는 꽃잔치를 즐기려는 가족들과 꽃나무 아래 순결한 언약을 나누는 연인들의 그림자가 가득하다. 아이들은 없지만 강아지 역시 바람에 흔들리는 산수유 꽃 그림자를 좇는다. 밭둑엔 쑥이 한참이나 올라왔다. 냉이, 달래, 씀바귀도 지천이다.

◆ 가족'친구'연인끼리 많이 오세요

"이번 축제는 5개의 공간으로 콘텐츠의 성격을 구분해 진행할 계획이다. 20리 산수유꽃길 중간중간에 열린 무대를 만드는 등 관람객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는 등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이들 오셔서 '불변'의 꽃말처럼 사랑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김국수 산수유꽃축제 추진위원장을 비롯한 화전리 마을 주민들은 축제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축제일에 맞춰 산수유 꽃이 활짝 피기만을 기원하고 있다.

노해석 사무국장은 "지난주 단비가 내려 축제 때는 어느 때보다 만발한 산수유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LED 조명을 설치하는 등 사랑과 낭만, 감동을 주는 축제로 기획했다"고 했다. 이춘봉 부녀회장은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많이 오셔서 산수유 꽃말처럼 영원불변한 사랑을 엮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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