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대한적십자사 동구지구협의회

"수질오염 막는데 재생비누만큼 좋은 건 없죠"

"수질오염 줄이기 어렵지 않아요. 재생 비누를 만들어 쓰면 자연을 지킬 수 있죠."

합성세제 대신 폐식용유로 무공해 비누를 만들어 수질오염 줄이기에 앞장서는 봉사단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동구지구협의회(회장 윤옥남)는 이달 6일 이차순 직전 동구지회장 자택에서 '폐식용유를 이용한 무공해비누 만들기'를 실시했다.

22일 세계물의 날을 앞두고 환경사랑과 자원재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된 재생비누 만들기 행사에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도 3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폐식용유를 거르고 가성소다를 녹인 물에 폐식용유를 넣고 긴 막대기로 젓는 등 손발을 척척 맞췄다.

대형 고무통에 빙 둘러서서 분주하게 약 한 시간 동안 젖다 보면 폐식용유가 점차 황갈색으로 변하며 걸쭉해지고, 어느덧 봉사원들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지만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을 새도 없이 걸쭉해진 원료를 재빠르게 붓지 않으면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와, 재생비누가 만들어졌다." 봉사원들은 미리 준비한 플라스틱판에 걸쭉해진 액체를 가지런히 부었다. 두부 판처럼 한 판 한 판 완성될 때마다 봉사원들의 입에서 기쁨의 탄성이 나왔다.

이날 폐식용유 400ℓ(20말)로 총 20세트(1세트 25개), 500장의 재생비누를 만들었다.

특히 이번 재생비누를 만들기 위해 몇 년간 관내 식당과 통닭집을 돌며 폐식용유를 모아온 이차순 전 지회장은 "생활하수 중 수질을 가장 많이 오염시키는 것은 합성세제"라며 편리함보다는 생활 속의 환경보호를 위해 나부터 먼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들어진 무공해 비누는 오는 4월 중순 개최하는 봉사회 알뜰시장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6년째 해오고 있는 다문화가족 체육대회 행사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윤옥남 회장은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몸소 실천하기가 어려웠는데 폐식용유를 활용해 비누를 만들어 환경도 보전하고,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까지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지구협의회는 이날 재생비누 만들기 외에도 미곡동 상수보호구역 주변 환경 정화활동도 함께 펼쳤다.

글 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 이종민 기자 chun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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