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북구 "女 국회의원 있는데 또 女 구청장?"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가 대구 북구를 여성우선추천지역(옛 전략공천)으로 추가 선정해 달라고 최고위원회에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구 국회의원과 출마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공천 접수가 끝난 상황에서 기존 출마자를 배제하고 추가 공모를 통해 여성을 전략공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6년 대구 중구를 전략공천할 때는 공천 접수에 앞서 미리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뒤 공천 접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달 15일 공천 접수가 끝이 난 뒤에야 전략공천 지역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또 현재까지 뚜렷하게 거명되는 여성이 없는 상황에서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여성을 전략공천하는 것은 지역 발전에 역행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더욱이 북구청장 선거에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능력을 검증받았으며 정년도 4년 이상 남았지만 사퇴한 전 부구청장과, 시의회 의장을 중도사퇴한 전 시의원 등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있음에도 전략공천 지역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전략공천 숫자 맞추기를 위해 북구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의 전국 상황이 새누리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여성 전략공천을 앞세워 분위기를 바꾸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출마자들은 한목소리로 중앙당을 강하게 성토했다.

권은희 국회의원(북갑)은 "여성을 우대하는 것도 좋지만 국회의원이 여성인 지역에 구청장까지 여성으로 전략공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남녀가 조화를 이뤄 지역을 위해 일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절차상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공천 접수까지 끝난 상황에서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면 현재 공천 신청한 출마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입장이다. 권 의원은 "공천 접수에 앞서 미리 우선추천지역을 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공천 신청자들은 무소속 출마라는 배수진까지 쳤다.

북구 부구청장 출신의 배광식 예비후보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여성만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장애인도 사회적 약자"라며 "만약 북구가 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되면 정면돌파하겠다"고 밝혀 무소속 출마 의사도 비쳤다.

대구시의회 의장을 지낸 이재술 예비후보는 "말이 안 된다. 20여 년간 지방정치 생활을 하면서 구청장 선거를 준비해 왔고, 지난해부터 사무실을 열고 올인하고 있다"며 "신청도 안 한 여성을 전략공천하는 것은 지방정치를 말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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