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 신인에겐 '첩첩산중 신세계'…인지도 높이기 가장 어려워

야권후보 현수막 찢기기도

정치 신인들이 6'4 지방선거라는 정치 첫 관문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치 신인들은 예비후보자 등록을 위한 서류 준비부터 선거사무실 개소, 명함 돌리기 등 정치 입문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대구 달성군 2선거구 시의원에 출마한 최재훈 예비후보는 "처음 만난 정치는 신세계였다"고 말했다. 첫 선거인 터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한 예비후보자 교육에 참여하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예비후보자 등록을 위한 서류 제출부터 명함'현수막 제작 업체 선정, 보도자료 작성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장벽은 '인지도'였다.

그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다른 후보의 두터운 인지도를 뚫기가 어려웠다"며 "매일 밤낮으로 뛰어다닌 덕분에 이제는 지역구에 나가면 얼굴을 알아보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했다.

특히 야당의 정치 신인들은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인지도를 어떻게 쌓아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이다.

대구 북구 사선거구 구의원에 출마한 정의당의 김지형 예비후보는 "시의원, 시청 공무원 등 새누리당 당원이 아닌 사람을 만나기가 힘들다"며 "출마선언 후 이곳저곳 다녀 봐도 모임이 대체로 새누리당과 연관돼 있어 야당 후보는 쉽게 나서지를 못한다"고 털어놨다.

경북 경산시 라선거구 시의원에 출마한 통합진보당의 이동현 예비후보도 "우리 당에 대한 오해 때문에 같은 자리에 현수막을 걸어도 새누리당 현수막은 오래 걸려 있고 우리 당 현수막은 금세 떨어지는 등 통진당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인식 때문에 걱정이다"고 했다.

새누리당 정치 신인들도 앓는 소리를 늘어놓긴 마찬가지다. 공천 룰이 '상향식 공천제'로 바뀌면서 공천을 받기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개정된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라 인지도가 현역보다 낮은 정치 신인에겐 경선이 높은 진입장벽일 수밖에 없다.

선거 경험이 많거나 정치 인맥이 두터운 정치 신인에게도 나름의 애환은 있다.

대구 북구 3선거구 시의원에 출마하는 손강호 예비후보자는 한때 잘나가는 '선거의 핵심 브레인'이었다. 국회의원 보좌관, 새누리당 부대변인 등 10년 가까이 정치 쪽에 발을 담그면서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선거라는 선거는 대부분 치렀다. 덕분에 다른 정치 신인과 달리 서류 작성, 선거 전략 짜기 등 선거와 관련한 기본적인 업무들은 스스로 척척해냈다. 하지만 전문가인 그에게도 난관이 있다. 바로 명함 돌리기 등과 같은 '선거운동'이다. 손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려면 유권자들에게 본인의 능력과 장점에 대해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상당히 쑥스럽다"며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본인을 칭찬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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