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삼국유사, 역사의 뜻을 묻다

삼국유사, 역사의 뜻을 묻다/이양호 지음/평사리 펴냄

삼국유사는 설화 혹은 사화들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고민한 결과 일연이 얻은 깨달음을 읊은 시(오도송'悟道頌)이자 시대의 흐름을 기록한 역사책이다. 저자는 삼국유사를 '집중''배제''배치' 그리고 '문학적 상징'으로 설명하고 삼국유사의 '기이' 편 중에서 신라와 관계있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일연이 밝힌 한국 고대사의 비밀 코드'라는 부제가 말해 주듯이 저자는 일연이 어느 부분에 집중하였으며, 의도적인 배치와 배제가 지닌 효과는 무엇이며, 용어와 구절들이 각각 어떤 문학적 상징을 담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한다.

삼국유사 '기이' 편에 드러난 신라는 태어남'부딪치며 자람'무르익음'무너짐 네 부분으로 나누어지며 책에서는 이를 각각 봄'여름'가을'겨울에 빗대어 표현한다. 저자는 통일 신라 후기 불교와 화랑도의 타락으로 신라가 멸망하는 무너짐의 겨울로 이야기를 시작하여 신라의 탄생을 이야기한 봄, 국가 내부의 권력 다툼과 한반도 정세를 사로잡기 위한 다툼을 다룬 여름의 이야기를 거쳐, 마침내 통일을 이룩하는 가을에 이르기까지의 일화들을 다룬다.

이 책은 오늘날을 신라 시대의 겨울, 무너짐에 비유하고 있다. 겨울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실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세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꿰뚫는 '역사의 눈'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꿰뚫는 눈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현재와 닮은 과거이고 우리는 고전을 통하여 과거를 배운다. 저자는 현대의 100년과 꼭 닮은 신라 시대의 이야기를 담은 고전, 삼국유사의 새로운 해석으로부터 오늘날의 문제 상황을 타개해나갈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299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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