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말이야/이미영 지음/수필 미학사 펴냄
보통 사람의 소소한 일상의 기록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수필은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글이라 유명인의 책이 아니면 주목받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수필집은 쏟아져 나온다.
수필이 독자의 시선을 끌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개인의 체험에 머무르지 말고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하겠다. 공감에 그치지 않고 생의 성찰을 이끌어 낸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미영의 '행복은 말이야'는 눈길을 끈다. 일상의 조각들을 끌어와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사건에만 그치지 않고 과학적 원리나 자연의 이치를 삶에 접목하기도 한다. 새롭게 시도되는 동(童)수필뿐만 아니라 화자 치환을 통해 형식상의 파격도 실험하고 있다.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작인 '실크로드'에서는 삶의 진지한 방향성을, '귀, 귀, 귀'에서는 형식적인 실험을 통하여 수필 창작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작가 의식을 보여준다. '자장면' '겁이 나서 그래'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인생의 의미를 살피려고 한다. 다양한 소재와 형식적인 새로운 시도, 깊은 사유가 책 전체를 균형 있게 만든다. 이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수필집 '행복은 말이야'는 전반적으로 사계절의 순환과 같은 리듬을 탄다. 탄생의 시간처럼 무구한 정신과 자연미에서 출발해 인생 사계와 흐름을 같이하면서 궁극적으로 성취해야 할 본연의 가치를 탐색한다. 물질과 정신,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외연과 내포 사이에서 후자 쪽에 더 무게를 둔다.
작가는 책 표지에서 '행복은 혼자 있어도 벅찬 가슴이며 오래 지날수록 더 빛이 나는 순간이라서 나는 가슴의 소리를 소중히 여기며 매일 조금씩 더 행복해질 거야'라고 적고 있다. 224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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