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동화사에서 열린 팔공총림 2차 임회를 계기로 팔공총림이 갈등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조계종 종정이자 팔공총림 방장인 진제 스님이 예상을 뒤엎고 현 주지인 성문 스님 대신 자신의 비서실장 격인 예경실장 효광 스님을 지명한 때문이다. 진제 스님 측은 "종헌'종법상으로 방장이 주지 지명권을 갖고 있는 만큼 정당한 절차"라는 입장인 반명 성문 스님 측은 "오늘의 진제 스님 체제를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한 성문 스님을 제거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 아래 진행되고 있는 작전"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괴한 출현설 수사의뢰
성문 스님 측은 실제로 진제 스님 측이 경찰 신변보호의 빌미로 내건 괴한 출현설에 대해 21일 오후 대구경찰청에 수사의뢰 했다.
동화사 관계자는 "종정 예경실이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한 사실이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반드시 수사를 통해 범인을 검거해야 할 일이며 종정 예하에 대한 위해 시도는 중대한 사건이므로 총무원 호법부에서도 즉각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문 스님 지지파들은 내심 괴한출현은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도 갖고 있다. 성문 스님 연임을 막기 위한 진제 스님 측의 작전이라는 것이다.
◆주지 교체 성공 가능?
진제 스님의 예상치 못한 새 주지 지명 추천에 대해 성문 현 주지 스님은 24일 오전 동화사에서 20일 있었던 임회를 포함해서 최근 팔공총림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련의 일들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동화사 신도회 한 관계자는 "종정 추대, 팔공총림 지정에 이어 방장으로까지 모시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 최대 공로자인 현 주지 성문 스님을 근거없는 악성 소문으로 발가벗기고 측근을 주지로 내정한다는 발표문 한 줄을 읽은 뒤 빠져나가는 진제 스님의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불교계 최고 어른의 모습은 아니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의 과정에 대한 설명과 반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성문 스님을 지지하는 측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다.
동화사 관계자는 향후 일정과 관련, "종헌과 종법상에 총림의 방장이 주지 후보를 지명 추천하면 그를 총무원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아직 총무원장의 재가와 임명 절차가 남아 있으므로 진제 스님에 의한 동화사 주지 교체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라며 속단은 금물이라고 했다.
◆"큰 분란 있어선 안돼"
팔공총림 예경실 도민 스님은 "총무원장의 최종 임명을 받기 전까지는 동화사 주지직 인수인계 절차를 밟지 않을 계획"이라며 "동화사 주지 지명을 받은 효광 스님도 임명장을 받기 전까지는 전혀 대외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주지 지명과 관련해 반발 기류를 보이고 있는 현 주지 성문 스님 측의 반발과 그에 따른 후유증 우려에 대해서는 "팔공총림의 방장 자격으로 동화사 주지 추천권을 가진 종정 진제 스님이 임회에 직접 참석해 지명했고, 종정 예하는 조계종의 큰 어른이신 만큼 주변의 이목도 있으니 관계자들이 경거망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 분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인 동시에 순탄한 주지직 교체에 대한 희망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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