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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양철교 세계 3대 디자인賞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본상

"근대 유산 현대에 맞게 복원" 찬사

도심 속 시민 문화
도심 속 시민 문화'여가 공간으로 재탄생한 아양기찻길이 최근 독일의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매일신문 DB

대구 동구 아양기찻길이 최근 독일의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에서 본상인 위너(Winner)상에 선정됐다.

1955년부터 시작된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어 이번 수상의 의미는 크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 등 대기업 제품들이 각축을 벌이는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아양기찻길처럼 비산업적인 영역에서 수상하는 일은 흔치 않다.

무엇보다 아양기찻길은 수명이 다하면 철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폐철교를 도심 속 시민 문화'여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디자인을 접목해 복원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아양기찻길 중앙에는 너비 8.5m, 길이 57m 크기의 전망대(427.75㎡)가 들어서 있다. 배 모양을 한 전망대에는 세계영상다리박물관과 카페 등 여가공간이 마련됐다.

교량 부분은 폐침목을 그대로 활용해 산책로로 만들었다. 특히 산책로 면적의 약 30%는 기존 폐침목과 폐철로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바닥 재료로 사용, 역사적인 의미를 보존했다. 일부 구간은 침목을 그대로 유지하고 유리바닥으로 마무리해 금호강을 내려다볼 수 있게 설계했다. 철교 난간을 강화유리로 둘러싸 '포토존'으로 활용했다.

아양기찻길의 역사는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6년 5월 동대구역∼영천역을 잇는 대구선의 다리가 금호강에 놓였고, 72년 뒤인 2008년 2월까지 사용됐다. 이후 미관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으며 철거 움직임이 일었다. 2011년 2월 구조 안전성 점검 결과, 보수나 철거가 필요한 D등급을 받으면서 철거 목소리는 더 커졌다.

철거 논란 끝에 동구는 민간자본 53억원을 유치했다. 또 여러 차례 설득 끝에 2012년 7월 서울대 백명진 디자인학부 교수팀과 리모델링 설계 협약을 맺었다. 백 교수팀은 기본 설계부터 시공까지 맡았고, 지난해 12월 개통식을 열었다.

백명진 교수는 "헐어내려는 철교에 공공성을 가미한 디자인으로 되살려 낸 점을 좋게 본 것 같다"며 "아양기찻길은 적은 예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근대유산을 현대에 맞게 복원해 낸 좋은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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