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한 재무설계] 부동산 호황기…집 살까요 말까요

아파트 평수 넓혀 재산 불리기? 저성장시대 위험천만 재테크!

직장인 안경수(40) 씨는 며칠 전 '대구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률 전국 1위'라는 기사를 본 후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안 씨는 1년 전 재테크를 위해 아파트를 새로 구입할까 했지만 주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많아져 아파트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무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안 씨는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아파트 가격을 보며 후회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 폭락론은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허구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2007년 가입한 중국펀드는 아직도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국내 주식형펀드나 주가지수연계증권(ELS) 등 다른 투자상품도 수익률이 변변치 않습니다. 역시 재테크는 부동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파트 평형 늘리기 괜찮을까?

서민들의 전통적인 재테크 공식은 아파트 평수 늘리기였다. 결혼 후 열심히 저축을 해서 어느 정도 목돈이 모이면 대출금을 끼고 79㎡형(25평형) 아파트를 분양받는다. 그런 다음에는 열심히 대출금을 갚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대출금을 다 갚고 나면 다시 어느 정도 목돈을 만들어 이번에는 또 대출금을 끼고 85㎡형(33평형) 아파트를 분양받는다. 그리고 또다시 대출금을 갚는 데 주력한다. 이런 공식이 가능한 이유는 대출금리보다 아파트 가격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안 씨 또한 결혼 후 좀 무리다 싶었지만 과감하게 79㎡(25평형)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지금은 85㎡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가격 거품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아파트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언론에서는 '하우스 푸어' 문제가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그래서 안 씨도 이제는 '아파트로 재산을 불리는 시대는 지났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1, 2년 동안 대구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고민이 생겼다. 안 씨는 최근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아파트 평수를 늘려볼까 생각 중이다.

그러나 말리고 싶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다소 올랐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전성시대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렵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서는 당연히 부동산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고, 저출산'고령화의 고착화로 부동산시장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대출금은 무조건 갚는 것이 유리하다?

안 씨는 아파트 담보대출 잔액이 3천만원이 있다. 20년 상환대출이고 매월 35만원 정도 넣고 있다. 안 씨의 두 번째 고민은 '대출금을 갚는데 주력하느냐' 하는 문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출금을 가지고 있으면 뭔가 찜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대출금 상환도 전략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과거 고금리 시대 때는 대출금을 최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재테크 제1의 원칙이었다. 부동산 투자를 제외하고는 12 ~ 13%대의 대출금리를 능가하는 대체투자수단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은행예금보다는 대출금을 먼저 갚는 것이 유리했다. 그래서 과거에는 지금처럼 20년, 30년 상환의 모기지론이 없었고 대출만기가 대개 3년 이내였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20년 이상의 장기대출이 일반적이다. 대출금을 짧은 기간 내에 갚지 않고 거의 은퇴할 때까지 나누어 갚으라는 것인데 '왜 이런 대출제도가 생겼을까'를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저금리 때문이다. 은행예금 이자가 2~3%대라는 것은 대출금리도 3~4%대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에도 은행예금보다는 대출금을 갚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지금은 대출금리 이상의 대체투자수단이 많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펀드 등 투자상품이 투자자로부터 많이 외면받고 있지만,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바뀌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안 씨는 대출금을 갚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투자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종자돈 만들기는 소장펀드가 제격이다

안 씨는 비상예비자금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 둔 1천만원을 제외하면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이다. 따라서 부동산 자산을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안 씨는 이미 주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안 씨의 재무목표는 종자돈 마련과 자녀의 교육자금과 결혼자금, 그리고 안 씨 부부의 노후자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이런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축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겠다.

우선 종자돈 모으기에는 최근에 나온 소장펀드가 제격이다.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전년도 총소득이 5천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가입대상이다. 가입기간 동안 소득이 늘더라도 8천만원 이하일 때까지는 유지가 가능하다. 매년 6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는데, 납입금액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인 240만원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안 씨도 대상이 된다. 소득공제에 따른 세금혜택은 세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안 씨의 경우 15% 세율구간에 해당되어 매년 39만6천원의 세금혜택을 본다. 비과세 혜택만 주어지는 재형펀드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안 씨의 매월 저축가능 금액은 150만원. 이중 50만원은 소장펀드에 가입하고, 50만원은 노후자금을 위한 변액보험에, 나머지는 50만원은 적금 20만원, 적립식펀드 30만원 이렇게 나누어 넣으면 되겠다. 다만, 소장펀드는 5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주식형펀드는 장기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문제는 안 된다.

안 씨 부부가 가입하고 있는 보험은 매월 50만원 정도 된다. 매월 넣는 금액이 다소 부담이라 리모델링을 검토했으나, 특별히 손댈 게 없다. 안 씨는 종신보험과 암보험, 실손의료비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부인도 마찬가지다.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만약의 위험에 대비해 반드시 유지하기를 권한다.

자료=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 부설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정리=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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