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기습적으로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평양 인근 내륙에서 발사된 미사일 중 하나는 645㎞, 또 한 발은 662㎞를 날아 동해 상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다. 남한 전역이 북 미사일 사정권 안에 든 셈이다. 북한은 미사일을 쏘며 처음으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했다. 대한민국은 아직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에 대한 대응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다. 탄두가 남쪽을 향했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제는 천안함 4주기였다. 2010년 북한의 어이없는 기습 도발로 46명의 용사가 수몰됐던 바로 그날, 북한은 보란 듯 노동미사일을 쏘았다. 북한이 언제든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더욱이 어제는 네덜란드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려 핵 군축과 핵 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천명하고 폐막한 날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독일로 자리를 옮겨 통일 논의를 이어가던 중이다. 이래저래 국제사회가 핵과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던 때, 북한은 되레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천안함 피폭 4년간 북한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북핵과 미사일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압박도 아무런 진전이 없다. 북이 언제 다시 핵실험이라는 카드를 빼들지도 알 수 없다. 북은 어제도 천안함 사건이 '동족 대결광들이 고안해 낸 특대형 모략극'이라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을 뿐이다. 북이 천안함 4주기를 맞아 사과는커녕 이런 적반하장식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변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수시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최대 200기에 달하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갖추고 있는 것은 실질적 위협이다. 우리 군 당국은 어제도 미사일이 발사된 후에야 이를 탐지했다. 모든 이동식 발사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것인가. 북한이 예측 불가하다는 사실과 도발 가능성을 알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대책을 안 만들면 국민들은 불안하다. 군은 보다 완벽한 정찰 감시 능력과 미사일 요격 체제를 서둘러 갖춰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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