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함께 크루즈 여행을 하자고 몇 년 간 돈을 모았는데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셨지요. 언제나 남 돕기를 좋아했던 남편의 마음을 기리고 싶었습니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고인(故人)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예비역 육군 준장으로 2012년 9월 작고한 고 박찬수(당시 83세) 씨다. 고인의 생일인 27일 부인 김기호(79) 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회에 1억원을 기부하면서 전국 475번째, 대구에서는 29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으로, 고인이 회원이 된 것은 전국에서 여덟 번째, 대구에서는 1호다.
앞서 부인 김 씨가 지난해 10월 358번째 회원으로 가입해 이 부부는 아너소사이어티 부부회원으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 씨는 "남편은 평소 택시도 타지 않고 버스만 이용할 정도로 검소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남을 돕고, 자신의 것을 나누는 데는 인색한 적이 없었다. 그 뜻을 따르려 노후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기부해 내가 먼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고, 나눔을 함께 하고 싶어 남편 앞으로 나오는 연금을 모아 이번에 남편 이름으로 다시 한 번 기부하게 됐다"고 했다.
김 씨는 남편이 떠난 2012년 크루즈여행을 위해 모았던 돈 1천만원을 대구 남구청에 '박찬수 장군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또 지난 2월에는 부부의 이름으로 육사발전기금을 내는 등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남편과 죽기 전에 단돈 100원이라도 모두 나누고 가자는 약속을 했어요. 그 약속을 지켜나가는 거죠."
고 박찬수 씨는 1929년 10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 10기로 졸업했다. 32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예편한 뒤에는 경북 영주직업훈련원 기술학교 초대원장으로 6년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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