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한 새누리당 공천심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 후보 의무 공천권'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지방의원 여성 후보 간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여성 후보 의무 공천제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정당이 국회의원 선거구별(군은 제외)로 광역'기초의원 중 1명 이상을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한 제도다.
새누리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지역 지방의원에 출사표를 던진 여성은 ▷중'남구 2명 ▷동갑 2명 ▷동을 3명 ▷서구 2명 ▷북갑 4명 ▷북을 3명 ▷수성갑 5명 ▷수성을 5명 ▷달서갑 2명 ▷달서을 3명 ▷달서병 3명 등 모두 34명. 이중 최소 11명의 여성 후보가 '우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 공천권을 잡은 여성 후보는 당내 경선 없이 해당 지역구에 '무혈입성'할 수 있는 특혜를 얻는다. 지역 특성상 새누리당 공천이 당선 보증수표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여성 후보들이 우선 공천권을 두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 지역 여성 후보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각종 지역 행사에 참석하며 충성도를 과시하거나 상대 후보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눈치작전을 세우고 있다.
기초의원에 출마한 한 여성 후보는 "아무래도 공천권을 받는 게 당선에 유리하니까 같은 지역구의 여성 후보끼리 만나면 드러내놓고 싸우지는 않지만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 후보는 "일단 지역구 국회의원 눈에 많이 띄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지역 행사에는 모두 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광역의원 여성 우선 공천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수성갑과 달서병 지역의 경우 여성 후보들 사이에서 해당 국회의원의 '특정 후보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반발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해당 국회의원이 특정 여성 후보를 지정해놓고 여성 우선 공천지역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여성 후보들이 공천위와 상대 여성 후보의 작은 움직임에도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해당 국회의원과 특정 후보와의 밀약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 여성 후보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특정 후보를 이미 점찍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겉으로는 여성의 정치 참여기회를 보장해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여성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여성 후보 의무 공천제를 악용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여성 우선 공천과 관련해 특정 지역이나 후보를 정해둔 것은 없다"며 "여성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될 때 공천권을 주는 것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여성 후보가 보이지 않을 때는 추가 공모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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