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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방진용 고무부품 '세계 최고' 찬사…㈜에나인더스트리

자동차부품 회사인 ㈜에나인더스트리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목표로 설정,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로 글로벌 자동차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아낸 기업이다. 회사 직원이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에나인더스트리 제공
자동차부품 회사인 ㈜에나인더스트리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목표로 설정,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로 글로벌 자동차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아낸 기업이다. 회사 직원이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에나인더스트리 제공

경산시 진량에 있는 ㈜에나인더스트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을 먼저 공략해 매년 30%씩 성장해온 기업이다. 지난해 1천억원의 매출을 쏘아 올린 에나인더스트리는 올해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 방진용 고무부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 힘쏟고 있다.

◆수출로 기회를 잡다

1990년 설립된 에나인더스트리는 자동차 방진용 고무, 플라스틱 부품, 이그니션(점화장치) 케이블 등 이른바 'N'V'H'로 불리는 정밀인발튜브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N'V'H'는 소음(Noise)과 진동(Vibration), 부딪힘(Harshness)의 약자로 자동차의 정숙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에나인더스트리는 자동차부품업체로는 역사가 짧아 창업 초기에는 국내 완성차업체와 거래를 트기가 쉽지 않았다.

신철수 대표는 "우리 회사는 자본금 290만원으로 시작한 작은 기업이었다. 임대 보증금 300만원을 마련할 수 없어 월세를 20만원 내겠다고 사정해 겨우 가내수공업 수준의 자동차용 고무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 대표는 자신과 아르바이트 학생 1명, 기계 1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업해 2년여 동안 납품하면서 서서히 회사는 자리를 잡아갔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당시 100여 개 거래처 중 10%가 부도났다. 매출 역시 10% 감소했다. 이때 신 대표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그는 "20대의 젊은 나이로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해외 시장을 두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에나인더스트리는 2001년 미국에 사무소를 열었다. 앞서 1997년 회사 연구소를 설립해 품질을 향상시켰다. 신 대표는 "지금은 국산과 수입차량의 품질이 비슷하지만 당시만 해도 해외 자동차의 품질은 국산보다 월등했다"며 "그만큼 해외에 부품을 납품하려면 기술력이 바탕이 돼야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미국 진출 2년 만에 GM과의 첫 거래가 성사됐다. 지금은 미국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독일 BMW, 벤츠, 폴크스바겐, 일본 도요타, 혼다,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로 자리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품의 약 85%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5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2차 협력업체지만 해외에서는 알아주는 1차 협력업체"라고 했다.

신 대표는 수출에 일찌감치 눈을 돌렸던 덕분에 선진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업 초창기에는 총 매출액의 8∼10%를 투자했고 지금도 다른 기업보다 높은 2∼3%를 투자한다.

에나인더스트리는 부품 테스트 시설인 '신뢰성 센터'를 짓는데 60억원을 투자했고 회사 연구소와 기술영업부에는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20명이 넘는다.

◆직원들의 천국

에나인터스트리의 '에나'는 신 대표의 고향인 경남 진주 사투리로 '진짜' '참말'이라는 뜻이다. '참말로 좋은 회사, 참말로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신 대표는 "에나가 좋은 의미도 있고 해외 진출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해 지었던 이름인데 정말 수출로 기회를 잡으니 신기했다"며 "앞으로도 '에나'의 말뜻처럼 진짜, 참말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품에서만 아니라 에나인더스트리는 직원에 대해서도 '참말로 좋은 회사'다. 수출 비중이 높은 에나인더스트리 특성상 외국어에 능숙한 20, 30대 직원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젊은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데에도 신경 썼다. 회사 관계자는 "17억원을 들여 진량산업공단 안에 5천490㎡ 규모의 직장 어린이집을 지었다"며 "젊은 직원들 취향에 맞춰 근무 시작 전 직원들은 전문 강사 율동에 맞춰 춤을 따라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작지만 강한 기업답게 직원 복지와 근무환경, 연봉도 대기업에 버금간다. 직원 480여 명인 이 회사 대졸 초임 연봉은 3천만원(성과급 별도)으로 2011∼2013년 3년 연속 산업통상자원부 '우리 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에나인더스트리는 올해 3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 대표는 "GM에 10년간 제품을 납품하면서 이제 우리를 믿는 분위기다"며 "주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동차 부품 하나는 5년짜리 인생입니다. 중단없는 전진을 고민해야 합니다. 체질개선과 연구개발이 계속적으로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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