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생협 병원을 만들려면 지역주민과 의료인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조합원 모집부터 병원 개설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좋은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지역주민의 열망과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하는 의료인들의 마음이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내용은 의료생협의 설립부터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세우기까지의 과정들이다. 의료생협이 단지 병원을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의료생협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설립 기준 충족
생활협동조합법 시행령에 따른 의료생협 설립에 필요한 조건은 300명의 조합원과 3천만원 이상의 출자금이다. 만약 사회적협동조합의 형태로 의료생협을 만들려면 기준이 좀 더 까다로워진다. 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령을 따르는데 이 법에 의하면 조합원의 숫자는 500명으로, 출자금은 1억원 이상으로 증가한다. 최근 일부 의료생협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변화를 완료했거나 검토 중인데 그 이유는 의료생협의 기준을 악용한 '사무장 병원'의 출현 때문이다.
◆창립총회와 인가
출자금과 조합원의 수만 확보된다고 의료생협이 덜컥 세워지진 않는다. 먼저 조합원 자격을 가진 30인 이상의 사람들이 발기인이 돼 정관안과 사업계획안을 작성하고 창립총회를 열어야 한다. 창립총회는 개최일 15일 전에 조합원들에게 공고해야 하고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 의결 내용은 정관, 사업계획, 이사 및 감사의 선임, 설립 경비 등 설립에 필요한 사항 등이다. 창립총회가 끝나면 의료생협 발기인들은 광역자치단체장에게 의료생협 설립 인가를 받아야 한다.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설립을 시작했다면 인가는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받아야 한다.
◆병원 개설 및 운영
조합 설립이 완료되면 이때부터는 일반 병원을 차리는 방식과 거의 같다. 의료생협 병원에서 일할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과 병원부지, 의료장비, 집기류 등을 확보한 뒤 관할 구청 보건소를 통해 의료기관 개설 신고를 하면 된다. 병원 이용 대상자는 조합원만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재는 전체 환자의 50% 이내에서 비조합원의 진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조합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의료비가 저렴해지는 혜택은 있다.
◆조합원 가입
의료생협의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방법은 쉽다. 해당 의료생협 병원에 가서 조합원 가입 신청서를 쓰고 5계좌(5만원) 이상 출자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만약 내가 사는 동네 주변에 의료생협이 있는지 확인하려면 인터넷 검색보다는 대구시 경제정책과에 문의하는 것이 더 빠르다. 인터넷 검색을 해도 대구지역 의료생협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잘 뜨지 않기 때문이다. 신입 조합원은 협동조합에 관한 교육을 받고 나면 조합원으로서 여러 활동에 참여가 가능하다.
◆지역사회와의 연계활동
의료생협은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중요하게 여긴다. 대구시민의료생협은 설립 초부터 수성시니어클럽, 참누리생협, 대구참여연대 등 지역의 시민단체에 생협 운영에 관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 중 수성시니어클럽은 우리한의원 옆 '디톡스문화센터'를 공동운영하며 수성시니어클럽의 프로그램도 이곳에서 같이 제공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의료생협은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활동의 양과 폭이 타지역보다 많지 않다. 대구시 관계자는 "앞으로 대구지역에 의료생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현재 개설된 의료생협에서라도 조합원들이 활발한 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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