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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모태 제일모직 역사속으로…

삼성SDI에 흡수 합병, 상호는 계속 사용될 듯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제일모직이 삼성SDI에 흡수 합병돼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구 북구 침산동의 제일모직 터. 매일신문 DB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제일모직이 삼성SDI에 흡수 합병돼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구 북구 침산동의 제일모직 터. 매일신문 DB

삼성그룹의 모태로 대구에서 출발한 제일모직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삼성SDI는 제일모직을 흡수 합병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로써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제일모직은 작고한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이 대구 북구 침산동 일대 24만7천여㎡(7만5천여 평)에 자본금 1억원을 들여 설립한 모직공장이다. 제일모직은 대구공장을 비롯해 구미공장(1978년), 안양공장(1981년), 여천공장(1989년)을 잇따라 세웠다. 그러나 1995년 제일모직 대구공장이 구미공장과 통합해 이전하면서 대구 제일모직 부지는 빈땅으로 남아 있다. 제일모직은 이병철 전 회장이 삼성 관계사 중 유일하게 대표이사로 재직(1954~71)한 회사이기도 하다.

제일모직은 1980년대 패션사업, 1990년대 케미칼 사업, 2000년대 전자재료 사업에 차례로 진출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했지만 이번에 삼성SDI와 합병하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I는 자산 15조원, 매출 9조5천억원(이상 작년말 기준), 시가총액 10조원, 직원 1만4천 명(작년 3분기말 기준)의 거대 기업이 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SDI가 보유한 2차 전지 및 디스플레이 사업과 제일모직이 보유한 소재사업의 전문역량을 활용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각각 1대 0.4425의 비율로 합병하며,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삼성SDI는 1970년 설립돼 흑백 브라운관 사업으로 시작, 2002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배터리 사업을 추가해 2010년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달성했다.

한편 삼성의 '제일모직' 상호는 존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이 삼성에버랜드와 패션사업부문 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때 상표 브랜드뿐 아니라 제일모직 상호도 제일모직이 사용하지 않게 될 겅우 삼성에버랜드가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내용에 포함시켰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에버랜드는 고유한 테마파크 브랜드로 남겨두되 사명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제일모직을 사명으로 쓰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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