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을 남용해서 가정 폭력 등으로 자녀의 생명이나 복지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해를 끼칠 경우 해당 부모는 최대한 4년간 친권을 정지당한다. 1일 국무회의는 이 같은 내용의 민법 일부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가족 해체가 심해지고, 부모 역할을 방기하는 현상이 심해지는 현실에서 친권 제한 조치는 늦었지만 당연한 귀결이다.
법률이 정한 학대 부모나 폭력 부모에 못지않을 정도로 가정의 독재자로 군림하는 부모에 대한 개선책이나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 폭력 부모에 대한 친권 제한 조치는 법으로 정해졌다지만, 부모의 의무를 팽개치거나 뒤틀린 가치관을 지닌 부모에 대한 교육은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지난 3월, 대구시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 교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자. 방과 후 돌봄 교실에 남아 있는 한 학생에게 교육청 관계자가 몇 시에 엄마가 퇴근해서 데리러 오느냐고 물었다. 엄마에 대해서 묻자 그 학생은 순간적으로 발작을 했다. "몰라요. 우리 엄마 놀아요." 놀면서 밤늦도록 애를 데려가지 않고 방치하는 엄마에 대해 자녀는 발작으로 저항했다.
또 얼마 전 목숨을 끊은 지역의 한 학생이 남긴 유서의 내용은 도저히 교육청이나 경찰청에서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엄마에 대한 원망과 공격으로 가득했다. 엄마가 자녀의 피난처가 되고, 사랑의 안식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몽둥이만 들지 않았지 가정의 독재자로 군림하는 현장을 유서는 말하고 있다.
부모 자식 간 사랑의 관계는 끊어지고, 출세지상주의 황금만능주의의 잣대로 자녀들을 휘몰아치는 엄마에 대한 지독한 거부감을 죽음으로 고발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분노와 증오로 점철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부모-자녀 관계 개선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도시락데이를 하기로 했다. 월 1회 자녀에게 엄마표 도시락을 싸주고, 편지로 정서적 유대감도 형성해보자는 취지였다. 단박에 반발 글이 올랐다. 귀찮게 도시락데이가 뭔 말이냐는 것이다.
압축성장하느라 인간의 도리를 생략하며 살아온 삶의 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귀찮다고 자녀를 방치하거나 제 방 청소도 시키지 않고 모든 것을 다해주는 부모, 출세를 위해 일정 체크만 하는 엄마, 폭군으로 군림하는 아버지를 회개시킬 국가적 방안 수립 시급하다. 폭력부모에 대한 친권 제한 못지않게 부모 기본교육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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