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렸던 남진과 '최초의 섹시 댄스가수'로 인기를 구가했던 김추자를 비롯해 계은숙, 혜은이 등 1960~198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줄줄이 가요계 복귀를 선언했다. 여기에 '작은 거인' 이선희, '라이브의 황제' 이승환 등도 새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들이 2011년 세시봉 열풍, 지난해 조용필 신드롬을 겪은 가요계에 어떤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남진 5월 투어 콘서트
1960, 70년대를 풍미했던 남진은 신곡 '파트너' 발매 기념 투어 콘서트를 가진다. 공연기획사 월드쇼마켓과 SC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남진은 다음 달 3일 군포시문화예술회관 수리홀을 시작으로 10일 부산 KBS홀, 17일 울산 KBS홀, 2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31일 창원 KBS홀에서 '2014 남진 신곡발매 기념 콘서트-파트너'를 이어간다. 이번 무대에서 남진은 신곡과 함께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 마오' '빈잔' '둥지' '마음이 고와야지' '가슴 아프게' '미워도 다시 한번' 등 지난 50년간 선보인 수많은 히트곡을 노래한다. 남진은 "인생에서 지금처럼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 반백 년 동안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원조 디바들의 귀환
1969년 데뷔해 국내 가요계 최초로 '춤추는 비디오형 가수'로 이름을 남긴 김추자는 이달에 새 앨범을 내고 다음 달 16, 17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늦기 전에'라는 타이틀로 국내 무대 컴백 공연을 한다. '거짓말이야'에서 보여준 독특한 안무가 간첩의 수신호라는 헛소문이 돌았을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그녀는 1981년 결혼과 함께 활동을 접었다. 새 음반 제작에는 송홍섭(베이스)을 주축으로 한상원(기타), 정원영(건반) 등 국내 최고의 연주자들이 참여했다.
1975년 '당신은 모르실 거야'로 데뷔한 혜은이는 '감수광' '열정' '진짜진짜 좋아해' '뛰뛰빵빵' '파란 나라' 등의 히트곡을 내며 '국민 여동생'으로 군림했다. 1979년에는 '제3 한강교', 1980년에는 '멋대로 해라' 등의 영화에도 출연해 배우로도 활약했다. 그녀는 5월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계은숙은 1979년 '노래하며 춤추며'로 데뷔해 이듬해 스타덤에 올랐으며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최초의 한류가수'라는 이정표를 남겼다. 그녀는 1985년 '오사카의 모정'으로 일본 가요계에 데뷔해 1988~1994년 NHK '홍백가합전'에 7회 연속 출연했고 1990년에는 일본 레코드 대상인 '앨범 대상'을 받으며 엔카 여왕으로 사랑받았다. 그녀는 최근 32년 만에 국내 활동을 재개했다.
◆이선희·이승환·이소라 등도 활동 재개
1984년 강변가요제에서 'J에게'로 대상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선희는 데뷔 30주년을 맞아 최근 정규 15집 '세렌디피티'를 발표했다. 2009년 '사랑아…' 이후 5년 만에 낸 앨범으로 수록곡 11개 중 9곡은 작곡, 7곡은 작사에 참여해 자신의 색깔을 담았다. 이단옆차기, 박근태, 미스케이, 에피톤 프로젝트 등 젊은 작곡가들도 앨범 제작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1991년 '난 행복해'로 데뷔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이소라도 이달 8일 정규 8집 '8'을 내놓는다. 6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으로 수록되는 8곡 모두 이소라가 작사했고 미국에서 믹싱과 마스터링을 진행해 사운드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한다.
또 1989년 데뷔한 이승환은 지난달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전(前)'을 선보였다. 4년 만의 정규 앨범에는 배우 이보영을 비롯해 가수 이소은, 네덜란드 출신 재즈 뮤지션 바우터 하멜, 래퍼 MC메타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 밖에 1세대 아이돌 그룹인 지오디와 플라이투더스카이는 다시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앨범을 준비 중이다.
◆사회에 부는 복고 열풍이 한몫
왕년의 스타들이 속속 가요계로 돌아오는 배경에는 우리 사회에서 불고 있는 복고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이미 KBS2 '불후의 명곡'과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옛 가수들의 명곡을 재조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응답하라 1994' 등의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며 복고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태다.
여기에 조용필을 시작으로 신승훈, 들국화 등이 연이어 복귀하며 긍정적 결과를 거둔 것도 한몫을 했다. 지난해 조용필은 침체된 음반시장에서 30만 장 가까운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조용필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중장년층이 가요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것도 이들의 복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진영 포츈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해 조용필 등을 통해 확인했듯이 1980, 90년대 문화를 소비한 이들이 40, 50대가 돼 새로운 문화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또 그 시절 가수들은 마지막 아날로그의 낭만을 갖고 있어 힐링과 진정성을 요구하는 지금의 시대 조류와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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