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필-이 좋은 세상]

곽종상(대구 남구 자유샛길)

10년 넘게 인터넷으로 거의 매일 이메일을 주고받는 친구들이 있다. 그게 언제부터인가 그룹 메일 형태로 발전했다. 늘 하던 친구 외에 각기 그의 아들이나 동생, 그리고 또 다른 친지의 메일까지 서너 통의 편지를 같이 읽게 됐다.

매일 뭘 그렇게 쓸 거리가 있으랴 하겠지만 일기도 가끔 쓰는 것보다 매일 쓰면 오히려 더 쉬운 것과 같이 얘깃거리는 생기기 마련이다.

멀리 타국에 있는 가족, 국내에 있어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 형제와 친지들이 이렇게 자주 메일을 주고받다 보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걸 잊을 정도다. 집에 컴퓨터가 없어도 주민센터. 우체국, 도서관 등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난 외로움을 느끼기 쉬운 여든의 늙은이다. 그러나 내가 먼저 글을 써서 애들한테 보내면 그들도 반가워하고, 답장도 보낸다. 이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더러는 이런 편지 쓰기를 어려워서 못한다고 하겠지만 겁내지 말고 시도해 보시라. 단 5분이면 배울 수 있다. 이 말이 믿기지 않으면 손주한테 물어보시라. 나도 그렇게 배웠고 집엔 컴퓨터가 없지만 쉽게 이용하고 있다.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늙었다고 기죽지 말고 이 편리한 기기들을 활용하면서 외로움을 날려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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